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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6 세월호 보고 시각

세월호 '보고 시각'

 

이명진 논설위원

입력 2019.08.16 03:16[만물상]

 

'세월호 보고 시각 조작' 문제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건 청와대가 수사 의뢰를 하면서다. 비서실장이 직접 TV 앞에 서서 전 정권 캐비닛에서 찾아낸 문건들을 흔들었다. 전 정권이 세월호 책임을 숨기려고 대통령 최초 보고 시각을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로 사후 조작하는 등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며 "가장 참담한 국정 농단 사례"라고 했다.

 

▶정작 검찰이 조사해 보니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검찰은 밀회설, 성형수술설, 굿판설 등이 모두 거짓으로 확인됐다며 "음모론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보고 시각을 일부러 늦춘 게 아니라 보고서를 만드느라 '30분'이 걸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 정권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두 사람을 법정에 세웠다. 핵심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청와대 지시' 때문에 뭐든 걸었다는 인상을 줬다.

 

 

▶그제 이 사건 재판에서 비서실장은 집행유예, 안보실장 두 사람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비서실장은 실제 대통령이 보고받은 횟수는 두 번인데 11번이라고 국회를 속였다"고 했지만 "안보실장은 그 보고서가 작성될 때 이미 퇴직한 뒤였다"고 했다. 후임 안보실장도 범죄라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선고를 받았다. 청와대가 TV 생중계까지 자청하며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일의 결과치곤 허망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희생자들을 두 번 죽였다" "살인 범죄 은폐"라는 반응들이 나온다. 일부는 "판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는 불법 증축, 과적, 허술한 화물 결박, 평형수 부족, 운항 미숙이 겹쳐 일어난 사고였다. 배 회사가 직접 책임자지 왜 정권이 책임자인가. 그런 식이라면 이 정권 들어 일어난 수많은 사고도 전부 정권 책임인가. 세월호 구조에 나선 해경 등의 대응은 부실했지만 '보고'가 이뤄지던 시각 세월호는 이미 심하게 기울어 손쓰기 힘들었다. 그 시각 대통령이 배 옆에 있었어도 더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 세월호 참사 당시 전직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했다. "참사 당일 몸 컨디션이 안 좋았다. 아침에 보고를 받고 신속한 구조를 지시했다. (구조됐다는) 보고를 받고 안심했는데 오보로 밝혀져 중대본으로 나갔다." 검찰의 '세월호 7시간' 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다. 그 비서관은 "세월호는 끔찍한 비극이었지만 대통령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이 '상식'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다.

 

 

조선일보 A30면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등록

정현우(ma****) 2019.08.16 10:17:46신고

눈 뜨고 당한거다. 결과는 지금 보고 있는대로 대한민국도 안보, 외교, 경제, 미래가 세월호 뒤 따라가고 있다.

0 0댓글

김재훈(kjh1****) 2019.08.16 10:16:32신고

고맙다며 회 처먹고 찜 처먹고 뼈까지 발라 징글징글하게 해 처먹은 OOO 올 년말 알라들의 저주 듬뿍 받을겨

0 0댓글

유재운(yjwo****) 2019.08.16 10:12:07신고

제천 목욕탕 화재가 나자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까지 부랴부랴 달려갔어. 정말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어디있어? 목욕탕 화재에 대통령까지 달려가는 나라는 아마 전 세계에서 한국 밖에 없을거야. 대통령이 화재현장에서 뭘 했냐고? 하긴 뭘해 그냥 걸리적 거리는 존재였지. 빨리 구조하라고 재촉했다고? 그런 하나마나 한 말을 하려고 제천까지 달려 갔다네. 이런 웃기는 쑈를 하고는 자기들은 박근혜 정권과 다르다네. 세월호 유족들은 박근혜가 자식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일부로 침몰 시켰다네. 어쨋든 민주당의 선동이 잘 먹힌 덕분에 앞으로 모든 사고에 대통령이 달려가지 않으면 두고두고 유족들에게 시달리는 전통을 남긴거지. 문재인이 참으로 좋은 전통을 만들었어. 낚시배 사고가 나자 전부 정부의 책임이라네. 낚시배 선장이 상대방이 피해 갈 줄 알고 그냥 달리다가 사고가 났는데도 정부의 책임이라네. 이제 전부 정부가 책임지는 사회가 되었으니 앞으로 국민들은 북한처럼 지상천국에서 아주 편안하게 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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