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역에서 하룻밤을 지내지만 석식을 위해 차량으로 나서기 전에 걸어서 돌아보니 피자치킨오뎅순대류 밖엔 없네요.
순대로 순대를 채우며 무릎팍 도가니 메마르기 전에 걸어서 인근을 돌아다녀봅니다.
한창 개발 중에도 인적드문 밤 지축역 인근에서 예수 믿으라는 노방 전도하시는 분들도 만나봅니다.
내 집은 아니지만 하자 보수 확인차 빈집을 들렀는데 여차하면 이곳에서 3~4년은 살아야 될 처지가 될런지도 모릅니다.
까치까치 설날 노래를 배우며 세배하고 인삿돈을 받는 것은 유치원이 제일 먼저입니다.
20여명의 아이들 세뱃돈 주는 어르신들 성의가 보통이 아닙니다.
보내온 손주들 사진을 보는게 또 하나의 낙입니다만 받아온 세뱃돈을 보니 모두 새돈입니다.
세배받으시는 분들은 유치원에서 차량을 운전하시며 수리와 공무를 담당하시는 뚝딱이 선생님과 농사일을 도우시는 농부선생님이시랍니다.
멀리 아랫녘에서 설 명절을 지내기 위해 아이들 친할배할매와 제대로 걷지 못하는 3살 사촌 동생, 그리고 삼촌 내외가 KTX와 승용차로 각각 올라왔습니다만.....
올라온 사돈 내외와 인사를 나누고는 아이들 케어에서 벗어난 안식구가 형제들과 함께 강화도를 들렀습니다.
나 혼자만 가보지 못했다는 맛집을 선택한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라는 말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면서도, 유치원에서 받아온 사진을 먼저 이 글에서 올린건 답답한 마음이 있어서입니다.
유치원 원장과 보조하시는 어르신 두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생님들이 바뀐다는 얘기 때문입니다.
2년전 새로이 유치원을 인수한 원장님의 마음 고생이 컸겠지요마는 모든 선생님들 물갈이를 하다니요.
직접 아이들을 이끌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배려를 보고 아이들을 맡겼는데....
한글이나 산수를 직접 가르치지도 않고도 자연을 통해 배우는 들풀학교입니다만 일인당 유치원비가 월1백만 단위입니다만 한글과 산수 과목을 집어넣고 금액을 더올린다는 금전적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는 개념이 다릅니다만 자연을 통해서 또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통해서 많은걸 배웠는데...
그 모든게 열정적인 선생님들 덕분이었습니다만 젊은 선생님들의 갈 곳이 펜데믹시대에 녹록치 않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선생님들이 모두 그만두니 아이들도 더이상 머무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만 그중의 하나가 손주들입니다.
애엄마도 아이들 식단을 책임지시는 주방 선생님까지 모두다 설 명절 선물을 하였다는데 원장 선생님만 뺐다네요.
그만큼 원장의 일방적인 태도에 반감도 많습니다.
(젊고 또래 아이들을 자녀로 둔 열정적인 남자선생님은 계속 근무하느냐는 학부형들의 질문에 설명회의 서두에서 원장이 긍정적 대답을 했고 이에 학부형들이 아이들도 계속 다니겠다 했더니 회의 말미에 그 선생님도 그만둔다고 말이 달라지니 학부형들이 빡친 상태로 모두가 돌아선겁니다.)
사람이 상대를 이해하는 배려가 필요한건 인문학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형제들과 석식을 나누면서도 손주들에 대한 유치원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지만 고민이 큽니다.
요즈음 내 고민이 참으로 많습니다만 주변의 지인들에게서도 도움받을 처지가 못됩니다.
석식후 늦은 밤에 교동도 들어가기 전의 강화도 대산저수지 수변에 있는 꽃망 카페를 들렀습니다.
개업은 아직 안했지만 인테리어 작품에 대한 강좌를 위한 학생들이 계속 온다네요.
조만간에 개업을 한다는데 부모세대가 전쟁이후 이북에서 남하하여 교동도에 정착했던 분들입니다.
나이들며 늦은 나이에 새로운 분들을 만나며 교제의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도 행복입니다.
사람이 경제 활동을 물론 해야지만 물질, 금전...그보다도 우선인게 서로를 이해하는 배려임을 뼈아프게 느끼는 오늘입니다.
'Refer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322 일상 속에서 (0) | 2022.03.22 |
---|---|
220202설날의 의미 (0) | 2022.02.02 |
220122 세가지 질문 (0) | 2022.01.23 |
220118 루카스 크라나흐와 흑사병 (0) | 2022.01.18 |
220113 강인선의 모닝라이브 (0) | 2022.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