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252’의 수난
2010.07.17 02:11 입력 / 2010.07.17 02:22 수정
2007년 이전 탈북자들 하나원 있는 안성 코드 받아
안성 출생자, 탈북자로 오인
“중국에 가기 위해 단체비자를 받고 싶습니다.”“안성에 사시죠? 죄송합니다. 단체비자는 어렵습니다.”
이는 1999년 안성시 삼죽면에 들어선 탈북자 교육시설 하나원을 수료한 탈북자들이 2007년 6월까지 안성시민들과 같은 주민번호 뒷자리를 부여받아온 것과 관련이 있다 . 본지가 입수한 안성시 공문에 따르면 이 기간 하나원 수료 탈북자들은 주민번호 뒷자리에 안성시 주민들의 지역코드 ‘252’를 일괄적으로 부여받았다. 지역코드는 주민번호 뒷자리 첫 번째 번호(성별 표시) 다음의 네 자리에 들어간다. 이런 사실을 인지한 중국 정부가 국내의 탈북자들이 중국에 들어와 중국 내 탈북자들의 탈출을 돕는 브로커로 활동하거나 대북 정보를 수집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인들 중 주민번호 뒷자리가 ‘252’인 사람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게 됐다.
그 결과 탈북자가 아닌 일반 안성시민들도 덩달아 비자 발급 및 연장 거부, 까다로운 입국 심사, 추방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게 정부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안성시 관계자는 “신혼여행지를 중국으로 택한 부부가 공항에서 입국 거부를 당하는 등 3년간 확인된 피해사례만도 수십 건”이라며 “정작 탈북자들은 새 정착지에서 주민번호를 정정할 수 있으나 안성시민은 고유 지역코드를 계속 써야 해 피해를 입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거나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등의 항의가 빗발쳐왔다”고 전했다.
여행사 ‘하나투어’ 서안성지점 오세관 대표는 “안성시민에 대해선 중국비자 신청 시 출생지를 ‘안성’이라 적시한 가족관계등록부를 제출토록 하고, 중국 입국 시에도 이 서류를 지참토록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안성시민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과 협의 중”이라며 “중국도 지금은 주민번호 ‘252’ 소지자들 대다수가 탈북자가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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