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호흡이 곤란한 40대 환자가 들어오자 젊은 수련의가 손목에서 동맥 채혈을 시작했다. 동맥에 산소가 얼마나 있는지 알기 위해서다. 동맥은 피부 속 깊이 있어 찾기 힘든데다 수직으로 찔러야 한다. 수련의가 6차례나 주사를 찌르고도 동맥을 못 찾자 보다 못한 보호자가 "당신 의사 맞아? 나가"라고 소리쳤다. 머쓱해진 수련의는 자리를 피했고 다른 의사가 나섰다.
▶한 수련의는 응급실에 실려온 위궤양 환자에게 'L튜브'로 '콧줄 끼우기'를 했다. 위에 출혈이 있는지 알기 위해 환자 콧구멍으로 넣은 튜브를 입 안, 식도를 거쳐 위까지 집어넣는 작업이다. 그러나 튜브가 환자 입 안에서 꼬이는 바람에 환자가 연방 기침과 구역질을 하며 괴로워했다. 네 차례나 시도한 끝에 겨우 성공한 수련의는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수련의들이 고백한 경험담들이다.
▶"3월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주사 맞는 것을 피하라"는 말이 있다. 갓 의사 면허를 딴 '초짜 의사'들이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여러 과(科)에 배치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혈관을 찾지 못해 2시간 동안 22차례나 주삿바늘을 찔러대고, 맹장염 환자를 치질환자로 기재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몇년 전 한 대학병원 조사에선 3월에 입원한 환자들의 재입원율이 가장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응급실에 가면 대개 이렇게 서투르고 어설픈 수련의를 맨 먼저 마주치게 된다.
▶수련의들이 헤매는 것은 의대에서 실제 임상(臨床)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병원 실습도 선배 의사가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게 고작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올 9월 치러지는 의사국가고시부터 이론 시험과 함께 80여 항목에 걸친 실기시험을 처음 치르기로 했다. 모의 환자를 내세워 진료 능력을 평가하고 마네킹을 이용해 주사놓기·채혈·붕대감기 같은 실기를 측정한다. 첫 실기시험이라 고시 준비생들을 겨냥한 사설 학원까지 생겼다고 한다.
▶복지부는 실기 시험 도입으로 우리 의학 교육이 환자 중심 교육이 되고 의사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기시험에서 '기술'만 측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의사고시에서부터 의학도들이 환자를 얼마나 존중하고 신뢰감을 주는지, 마음가짐과 태도를 면밀히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사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수련의는 응급실에 실려온 위궤양 환자에게 'L튜브'로 '콧줄 끼우기'를 했다. 위에 출혈이 있는지 알기 위해 환자 콧구멍으로 넣은 튜브를 입 안, 식도를 거쳐 위까지 집어넣는 작업이다. 그러나 튜브가 환자 입 안에서 꼬이는 바람에 환자가 연방 기침과 구역질을 하며 괴로워했다. 네 차례나 시도한 끝에 겨우 성공한 수련의는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수련의들이 고백한 경험담들이다.
▶수련의들이 헤매는 것은 의대에서 실제 임상(臨床)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병원 실습도 선배 의사가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게 고작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올 9월 치러지는 의사국가고시부터 이론 시험과 함께 80여 항목에 걸친 실기시험을 처음 치르기로 했다. 모의 환자를 내세워 진료 능력을 평가하고 마네킹을 이용해 주사놓기·채혈·붕대감기 같은 실기를 측정한다. 첫 실기시험이라 고시 준비생들을 겨냥한 사설 학원까지 생겼다고 한다.
▶복지부는 실기 시험 도입으로 우리 의학 교육이 환자 중심 교육이 되고 의사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기시험에서 '기술'만 측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의사고시에서부터 의학도들이 환자를 얼마나 존중하고 신뢰감을 주는지, 마음가짐과 태도를 면밀히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사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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