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 교수의 '서양 인문 오딧세이'
입력 : 2012.09.14 11:29
어린아이처럼 살 수 있다면 우리는 니체의 '초인'이 된다 오늘을 즐기고 현재에 살아라
'강자를 약자로부터 보호하라!'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Nietzsche)의 말이다.
약자를 강자로부터 보호하라는 말은 많이 들었어도 강자를 약자로부터 보호하다니 어불성설 아닌가? 강자를 보호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우리 자신을 한번 들여다보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려는 거지 근성, 강자에게 빌붙어 살아가려는 노예 근성, 게으름, 나약함이 보이지 않는가? 이런 약자의 도덕을 극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강자다.
극기(克己)의 자세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강자다. 니체는 우리에게 초인(超人·�Mbermensch)의 길을 걸어갈 것을 요구한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줄 아는 자세를 갖추라고 말한다. 약자들은 "지금은 불우해도 저 세상에 가면 영원한 축복을 받게 된다"며 자기 불행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보다 잘살고 힘있는 자들을 저주하고 증오한다.
이런 상황에서 강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약자들이 똘똘 뭉쳐 강자들을 못살게 굴 것이다. '강자를 약자로부터 보호하라!'는 그런 의미이다. 이 세상의 위대함은 초인과 같은 강자들이 창조해가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니체에 따르면 인간정신 발달은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낙타'의 단계다. 낙타는 덩치는 커도 겁이 많고 소심하다. 주인이 아무리 부려도 불평 한마디, 저항 한번 하지 않고 복종한다. 여기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약자의 도덕을 그냥 따라하는 단계다. 더운 사막에서 주인이 아무리 무거운 짐을 올려놓아도 순종하는 낙타처럼. 사실 사막에서 대열로부터 낙오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때 복종은 자발적 복종이 아니다. 자연히 가슴 속에 원한(怨恨) 같은 감정이 쌓인다. 힘에 눌려서 어쩔 수 없이 복종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성숙된 모습을 보일 수 없다.
다음은 '사자'의 단계이다. 사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 주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면 대든다. '원하는 것을 하라'는 자세로 삶을 살기 때문에 굴레를 씌우려는 용과 계속 충돌한다. 사자는 늘 고독하고 불안하다. 팀워크를 이뤄서 큰일을 할 수가 없다. 다른 존재와의 끊임없는 마찰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이 고도의 문명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서로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성숙된 모습은 아니다. 사자의 단계를 극복하라.
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 현재에 살아라! 니체가 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철학자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즐긴다는 것은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몰입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어린아이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초인이 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긴다는 것은 그러한 일이 영원히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늘 같은 선택을 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다음에 그와 같은 반복된다는 것이 생각하기조차 끔찍하다면 아예 하지도 말라! 이것이 바로 '영원 회귀'의 사상이다. 영원히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후회가 없는 세상에 산다는 것이 바로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고 사는 삶이다. 당신은 그런 멋진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 그런 삶을 살기를 원하고 그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고 있는가?
자신에게 명령하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 다른 사람의 명령을 듣고 살아갈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 의지를 실천해나가는 것은 엄청나게 강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남이 나에게 명령 내리기 전에 자신에게 스스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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