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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성지 순례 "Hajj"

다가온 '하지(Hajj·이슬람 성지 순례)' … 이란·사우디 또 갈등

이란 "사우디서 反美 집회"사우디 "혼란행위 용납못해"
  • 이혜운 기자

    발행일 : 2009.11.24

     

     23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인 메카가 내려다보이는‘자발 알 누르(빛의 산)’에서 무슬림 순례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오는 25~26일‘하지(성지순례)’를 앞두고 250만명 이상의 무슬림이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슬람 최대의 종교 행사인 성지 순례 '하지(Hajj)'가 25일부터 시작된다.
    AFP통신은 "무슬림 250만명 이상이 하지 기간에 메카와 메디나 순례에 나선다"고 23일 보도했다. 메카는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태어난 곳이고, 메디나는 마호메트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일찌감치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순례자 4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지만 올해도 열성 무슬림들은 순례를 포기하지 않을 태세라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하지는 무슬림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코란 제22장 '하지'에는 "(이슬람력으로) 12월 첫 10일간을 하지 기간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올해는 양력으로 25일부터 29일까지다. 하지는 신앙 고백, 하루 5차례의 기도, 특정 기간 중의 절제, 가난한 자에 대한 자선과 함께 천국에 가기 위해 무슬림이 실천해야 할 5가지 의무 가운데 하나다. 하지는 '이흐람'이라고 불리는 바느질하지 않은 흰 천 2장을 두르고 메카 주변의 성지를 순례한 다음 메카로 돌아와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에는 설화·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 긴장관계도 담겨 있다. 하지 때 무슬림이 찾는 '카바 신전'은 아랍인들이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스마일을 희생제물로 바치려다 알라(신)가 던진 양을 대신 바쳤다고 믿는 곳으로, 아브라함과 이스마일이 알라의 명을 받들어 창건한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 세계 각국의 무슬림이 모여 동일한 복장으로 동일한 의식을 치르면서 그들 사이의 인종적·언어적·정치적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이 기간에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긴장관계도 반복된다. 올해도 이란이 "(하지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집회를 가지겠다"고 선포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하지 기간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