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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211230 강인선의 모닝라이브

안녕하세요. 강인선입니다.
 
며칠 전 사무실에 배달된 탑클래스라는 인터뷰 잡지를 보게 됐습니다. 200호 특집으로 몇 사람을 인터뷰했는데, 전체 제목이 '나다움을 묻다'입니다.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인터뷰라고 할까요. 한 페이지를 열었는데, 어쩐지 마음을 울리길래 공유합니다. 
 
박연준 시인의 이야기입니다. 
 
1. 번아웃은 '나 아닌 상태'로 무언가를 이루려 오랫동안 애쓸 때 일어난다. 누군가 내게 '노력'을 요구할 때 뒷걸음질 치는 이유는 외부에서 요구하는 노력이 나를 상하게 할 위험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2. 살면서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나도 온갖 것을 위해 노력했다.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 사랑 받기 위해, 얻고 갖고 넘고 오르기 위해 노력했다. 스스로 원해서 하는 노력은 사람에게 성취감을 주고(물론 좌절감도 주지만) 삶의 의욕을 갖게 한다. 
 
3. 반면 남에게 (잘)보이기 위한 노력, 남들을 따라서 하는 노력은 인생을 무겁게 만든다. 의무감으로 살게 하고 삶을 버텨야 할 시간으로 느끼게 한다.
 
4. 나는 오랫동안 하기 싫은 일을 덜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건 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회사에 취직해도 그만두고 다시 들어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누군가는 내게 인내심이, 사회성이, 투지가 부족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때 나는 인내심도 사회성도 투지도 부족했을지 모른다. 
 
5. 그렇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나를 잃고 싶지 않았다.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끼어 함부로 나를 굴리다 타성에 젖은, 비루한 영혼을 갖게 될까봐 두려웠다. 
 
6. 내가 원하는 건 하나였다. 내 영혼이 내 몸과 하나가 되게 해주세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간극이 지나친 나머지 정신에 때가 끼지 않게 해주세요.... 계약직으로 떠돌며 늘 가난하고 불안했지만 나를 잃지 않는데 성공했다. 결국 나는 원하는 대로 쓰는 사람이 됐다. 
 
올 한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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