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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연암 박지원 선생을 기린다(아름다운 마무리)

조선 정조시대에 문체반정으로 미움을 받았던 연암 박지원이 허생전, 양반전, 호질 등의 우리 고전을 읽는 중에,

"무소유" 정신을 주창한 법정 스님이 "아름다운 마무리" 책자속의 소제목으로 "연암 박지원 선생을 기린다"는 글을 읽으며 새로운 감회를 느낍니다.

 

첩첩산중 외떨어져 사는 법정 스님의 경우엔 휴대 전화가 판을 치는 요즘 세상에서도 편지가 유일한 통신 수단이라는 내용의 글로 시작합니다.

하면서, 연암 박지원 선생이 가족과 친지들에게 보낸 서간첩을 읽으면서 편지에 대한 그 동안의 무성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네요.

 

연암 선생이 60세되던 1796년 정월에서 이듬해 8월까지 띄운 노년에 쓴 편지들을 읽으며 2백여년 전 우리 선인들의 살아가던 모습이 어떠했는지 엿볼 수 있는 편지들이라고 소개합니다.

 

연암 선생이 연의 현감으로 있을 때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대목입니다.

 

"나는 고을 일을 하는 틈틈이 한가로울 때면 수시로 글을 짓거나 때로는 법첩을 꺼내 놓고 글씨를 쓰기도 하는데 너희들은 해가 다 가도록 무슨 일을 하느냐? 나는 4년 동안 "자치통감 강목"을 골똘히 봤다....한창 때 이러면 노년에는 어쩌려고 그러느냐."

"고추장 작은 단지를 하나 보내니...내가 손수 담근 건데 아직 온전히 익지는 않았다."

 

9년 전인 1787년에 부인 이씨와 사별하고 51세 이후 죽을 때까지 재혼하지 않고 홀로 살았는데 손수 담근 고추장을 아이들에게 보낸 아버지의 마음이 뭉클하게 전해져 온다는 내용입니다.

 

"관아의 하인이 돌아올 때 기쁜 소식을 갖고 왔더구나.

'응애 응애' 우는 소리가 편지지에 가득한 듯하거늘....

육순 노인이 이제부터 손자를 데리고 놀 뿐 달리 무엇을 구하겠느냐.

산부의 산후 증세가 심하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

산후 복통에는 생강나무를 달여 먹여야 한다.

두 번 복용하면 즉시 낫는다.

이는 네가 태어날 때 쓴 방법으로 특효가 있으므로 말해 준다."

 

"전에 보낸 쇠고기 장볶이는 잘 받아서 조석 간에 반찬으로 하느냐?

왜 좋은지 어떤지 말이 없느냐?

무람없다, 무람없어.

고추장은 내 손으로 담근 것이다.

맛이 좋은지 어떤지 자세히 말해 주면 앞으로도 계속 두 물건을 인편에 보낼지 말지 결정하겠다."

 

이 책은 연암 선생의 아들 박종체가 엮은 연암의 전기입니다.

아버지의 뛰어난 문학자의 모습만이 아니라 그 인간적인 면모와 강직한 목민관 시절의 일화도 들려주는데,

18세기 영, 정조 시대의 지성사와 사회사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보고서이기도 하다고 말미에 기록합니다.

 

연암 박지원이 쓴 고전 "호질(虎叱)"에 대하여는 전편을 먼저 네이버 상에 올렸던 바, 후편도 로그인 보호조치가 해제되면 올릴 예정으로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shalom112/223559450913

 

240824 호질(虎叱) 1/2

우리나라의 고전이라는 "호질"이 박지원의 "열하일기" 제4권 "관내정사(關內程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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