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풀(엔돌의 빈터에서)


쐐기풀과 엉겅퀴



쐐기풀(엉겅퀴, 질려 蒺藜, 찔레)
- 허물어진 유적지에서 잘 자라는 가시 달린 잡초 -

학명 : Urtica pilulifera L. (쐐기풀과 : Urticaceae)
영명 : Nettles brier, Stinging nettle
히브리명 : חרול(하룰), קמוש(키모쉬), סרפד(싸르파드)
원산지 : 지중해 연안, 유럽, 터키, 이란, 시베리아
개화기 :  3~6월
성경 : 욥 30:7, 잠 24:31, 사 34:13, 55:13, 호 9:6, 습 2:9


주요 성경구절  
1)〔욥기 30:7〕나귀처럼 부르짖으며 가시나무(חרול 하룰) 아래 모여 있느니라
2)〔잠언 24:31〕가시덤불이(קמשנים 키모쉬님, ‘키모쉬’의 복수형) 퍼졌으며 거친 풀(חרלים 하룰림, ‘하룰’의 복수형)이 덮였고
3)〔이사야 34:13〕엉겅퀴(קמוש 키모쉬)와 새품이 자라서 타조의 처소가 될 것이니
4)〔이사야 55:13〕화석류는 질려(הסרפד 하-싸르파드)를 대신하여 날 것이라


식물 해설
  이사야는 쐐기풀이 자라는 주변을 들짐승들이 모여 사는 곳 또는 척박하고 저주받은 장소로 표현하였고, 스바냐도 쐐기풀을 저주받은 풀로 설명하였다. 쐐기풀은 한결같이 가시가 많고 아무 곳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줄기와 잎, 열매에까지 달리는 가시들은 포름산(개미산)을 함유하고 있어서 찔리면 마치 쐐기한테 쏘인 것처럼 아프다.
  성경에는 쐐기풀이 여섯 번 나오며 엉겅퀴, 질려, 찔레, 가시나무, 풀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다만 공동번역에서는 세 번을 쐐기풀로 번역하였다.


성지에서 본 쐐기풀
  사람 발길이 드문 성지에는 엉겅퀴와 쐐기풀이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므로 입구에서부터 머리가 쭈뼛쭈뼛 설 정도이다. 이처럼 방치된 공터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감람산 눈물교회 정원에서 쐐기풀 사진을 찍은 후 그것을 들깻잎 정도로 생각하고 시험 삼아 한 잎 따다가 손바닥이 찔려 고생한 적이 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가시들이 손바닥을 계속 찔러 온몸에 진땀이 났고 신경이 예민해져 그날은 더 이상 식물 조사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신경통 환자들은 이 가시들을 치료 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토질이 좋은 곳에서 자란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시금치 맛과 비슷하다. 참고로 잉글랜드의 마쉬우드라는 작은 마을에서는 쐐기풀 먹기 대회가 10년째 열리고 있는데, 한 시간 동안에 한 사람이 먹은 최고의 기록은 23m이다.


식물 모양
  쐐기풀과(科)에 속하는 쐐기풀은 뿌리를 땅 속에서 수평으로 뻗으며, 거기서 새 줄기를 내어 번식하는 일년생이다. 암수한그루로서 키는 50~150cm로 자라고, 잎은 난형이면서도 끝은 뾰쪽하다. 널찍하면서 큼직한 잎은 10cm 정도이고 찌르는 털이 나 있다. 꽃은 수상화서(이삭꽃차례)로 피고, 끝에 달리는 열매는 동글동글한 것과 길쭉한 것이 있다.
  안데르센의 ‘백조왕자’라는 동화는 엘리자 공주가 11명의 오빠들을 마법으로부터 풀어내기 위해 쐐기풀로 옷을 짜 입힌다는 이야기이다. 실을 뽑거나 종이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www.segibak.or.kr   정정숙전도사의 성서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