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1(목) -남파된 간첩은 다 죽었습니까- (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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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줄곧, 특히 정부가 수립된 1948년부터, 대한민국은 남파된 간첩들과 그들에게 포섭된 얼간망둥이들 때문에 말 못할 시련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청와대를 습격할 목적으로 남파된 무장간첩도 있었습니다. 동해안의 모래밭에 비질을 해 놓고, 밤중에 한 놈이라도 북에서 와서 대한민국 땅에 침투한 흔적이 있는가 없는가 예의주시하던 그런 시절도 있었습니다. 비록 단 한 놈이 상륙했다 해도 해안경비대에는 비상이 걸려 그 놈을 잡을 때가지 추적하고 또 추적하여, 잡히면 영락없이 서빙고에 있던 보안사 대공분실에 압송되어 그가 받은 지령의 내용과 포섭 대상 그리고 남한일대의 조직망의 진상을 다 털어놓고 자수하여 목숨을 건지거나, 끝까지 당국에 협력을 안 하면 처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도 무슨 일로 서빙고 보안사에 여러 날 갇혀 있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북에도 다녀온 간첩 한 놈은 박정희 대통령의 청와대에 취직이 거의 다 됐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남파되었던 간첩들이 이제는 다 죽고, 북에서는 김대중,노무현이 집권하는 동안은 간첩을 단 한 명도 남파하지 않았습니까. 국군 장교와 놀아나다가 붙잡힌 여간첩 한 사람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것이 전부입니까. 간첩을 잡는 것이 본업인 국정원 책임자에게 한 번 물어봅시다. 남파된 간첩은 오늘의 대한민국 땅에는 한 놈도 없습니까. 아니면 있어도 잡지 않는 겁니까. 왜 잡질 않지요. 오늘의 한국이 굴러가는 꼴을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북의 김정일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 같은데, 간첩들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다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국정원장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간첩을 잡지 않는 나라는 앉아서 망한다는 사실을! 민주공화국일 뿐 아니라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이 나라를 지키고, 모든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이 나라를 “앉아서 망하게” 해서는 안 될 것 아닙니까. 노무현 씨가 살아서 대통령이던 어느 해, 경상남도 산청군의 초청을 받아 그곳에 강연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군청 강당에 청중이 꽉 찬 것을 보고 내가 말문을 이렇게 열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참 많이 모이셨는데, 이 중에 간첩이 한두 놈은 있을 겁니다.” 국민들이 모두 웃었습니다. 그러나 강연이 끝나고 산청경찰서장이 일부러 찾아와 나에게 귓속말로 일어 주었습니다. “교수님, 강연 시작하면서, 청중 가운데 간첩이 한두 놈은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간첩이 있어도 위에서 잡지를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 꼴이 되었습니다. “간첩들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국정원은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이 모든 혼란의 주범인 간첩을 먼저 잡아야 할 것 아닙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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