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6 예수를 제외했던 ‘사면’

예수를 제외했던 ‘사면’- (836)

8·15 광복절을 맞아 2천 명에 달하는 많은 ‘죄인들’ 이 사면을 받아 ‘광명을 찾았다’고 전해집니다. 재판을 통해서 죄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형량이 언도되었을 것이고 대개는 복역을 하다가 사면, 석방이 되는 것이 관례입니다. 수형자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반가운 소식이 또 있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 탄일, 석가 탄일 같은 뜻 깊은 날에, 또는 광복절, 3·1절 같은 국경일에 꼭 있었던 연례행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공자 탄일이 아직 국경일이 아니어서, 한국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성현 공부자의 생일에는 사면이 없다는 사실을 나는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대통령 이명박이 가지고 있는 사면의 대상자는 두 사람 뿐, 저명한 강도 바라바와 나사렛 목수의 아들 예수, 이 분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자부하는 그 죄목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사장들의 선동에 넘어간 군중 그리고 총독 자신은, 명절을 앞둔 특사에서 예수를 제치고 강도 바라바를 사면·석방했습니다. 나는 이번에 사면된 노건평과 사면이 되지 않은 김우중을 생각하면서 착잡한 심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내 생각은 다릅니다. 그래도 한국의 거대한 기업 <대우>를 일으킨 김우중을, 이유야 무엇이든, 사면하지 않은 것은 이명박 정권의 커다란 오판이라고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