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잡이를 위해 AM6시까지 만석부두에서 만나자는 약속에 따라 5시30분경에 도착하니 가게마다 손님을 맞이하지만 예년보다도 손님이 적다네요. 적어도 하루전에는 예약해야하지만 오늘같은 경우는 손님을 다른 배로 양도하고 출항을 포기하는 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추석 다음날이라 손님이 적은가 했더니 작년만 해도 손님들이 넘쳐났다던데 올해는 손님이 적다고 하소연입니다. 오늘의 경우는 당일에 와도 조개잡이를 갈 수 있는 처지입니다.
불빛은 만석부두의 해양경찰서 불빛입니다.
배는 19인승으로서 할아버지와 초등학생 손주까지 10명정도인 한가족과 내가 속한 일행3명, 그리고 직업으로 삼는 아주머니들 5명과 선장입니다. 아주머니들중에 선장의 모친도 있더군요. 회비는 일인당 2만원, 어린 학생들 4명은 만원씩 받네요. 배는 6시30분에 출발하여 인천대교 밑을 지나 군함이 정박한 것도 봅니다. 배로 1시간40분을 나갑니다.
이번 조개잡이에 나를 초청한 분입니다. 해병대출신인데 환갑이 작년 가을에 갓 지났습니다. 35년째 지인이며 부부가 함께 오셨는데 몇번 다니셨던 분인지라 예약도 해주셨고 두분이 30Kgs을 잡으셨습니다. 나는 초행인지라 6~7Kgs정도를 잡았습니다.*^^*
전화번호만 알면 물때를 맞추어 하루전에 예약할 수 있습니다. 보통 7~9물(음력16~18일)이 적기라네요. 이곳에 전화번호를 표기하기가 좀 그렇네요. 만석부두 입구의 모든 낚시점 가게마다 예약 접수를 받습니다.
도착한 곳은 인천공항 동쪽도로에서 보이는 곳입니다. 평시에 공항도로를 지나면서 까마득히 먼 곳인 물빠진 개펄위에서 사람들이 분주한 것을 보았는데 어떻게 그만큼이나 걸어들어갈 수 있나 했더니 알고보니 배로 가네요.
닻을 내리고 2~3시간정도 기다려야 물이 빠지며 개펄이 드러나는데 물이 빠지길 기다리는 동안 요기도 채웁니다. 10식구되는 가족과 내 일행이 도시락을 챙겼지만 아침에 서두르는 바람에 두팀 모두 착각하여 차에 놓고 왔으니 굶을 수 밖에요. 선장에게 부탁했더니 라면도 끓여주고 돈은 받질 않네요. 추석 음식이 있어 또 나눠먹습니다.
배가 하나 둘 모이더니 17척 정도가 모이더군요. 손님이 많을 때는 30척정도가 모인다는데... 작은 배는 댓명이 탔지만 보통 한배당 15명의 인원입니다. 모두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보이는 부분이 모두 갯펄로 드러납니다.
조개잡이를 업으로 하는 아주머니들입니다.
전문가다운 옷차림과 작업포스가 느껴집니다.
대부분 환갑이 넘어신 분들입니다. 출항전에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연락처를 적을 때에 보았거든요.
대무의도 쪽에서 개펄위로 걸어오는 사람들을 봅니다. 줄을 쳐놓고 무의도 주민들이 조개잡는 구역이 설정되어 있기에 감시하러 온다는 것이지요. 인천공항이 생기면서 보상을 다 받고도 타지역 사람들이 잡지 못하도록 한다고 탓을 합니다. 보상 당시의 큰돈을 받아 부자된 사람들도 많다고 하네요.
미처 물이 다 빠지기도 전에 뭍이 드러나는 부분을 향하여 내려갑니다. 업으로 삼는 아주머니들은 옛날엔 60Kgs도 잡았지만 보통 한분이30~40Kgs씩 잡으시는데 굵은 것으로 선별하여 20Kgs당 5만원에 선장에게 넘긴다네요. 선장은 그것을 5만5천원 내지 6만원에 도매상에 넘기고 그것을 다시 소매상에 넘긴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주머니 한분당 5만원의 현찰을 쥐고 남은 조개는 집에 가져가시는 것 같습니다. 소매가로는 Kg당 7~8000원이상을 호가하는 것 같네요. 하얀공 너머로는 무의도쪽에서 관리한다네요. 물론 배 밑에도 물이 다 빠집니다.
호미는 사용하지 못했고 갈고리로만 개펄을 긁어서 보이는 조개를 잡았습니다. 삽을 들고 다니는 분도 보았는데 낙지를 잡으시더군요. 여흥으로 오신 분들은 "박하시" 라는 꽃게도 몇몇마리씩 잡으셨답니다. 나는 조개를 잡느라 돌아다니지 못하고 한곳에서만 갈고리로 긁어대었습니다. 물이 빠진 약2시간 동안의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뭍이 들어나는 곳에 도착하여 조개를 잡기 시작합니다.개펄은 딱딱하여 발이 빠지지는 않더군요.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상태로 들어가지만 전문가들은 긴 장화를 신고 들어갑니다.
매일매일 잡아내어도 조개는 항상 있습니다. 업을 삼은 아주머니들은 내일도 오신다네요. 물때에 따라서 배는 손님을 태우고 낚시를 가기도 하고 또 조개잡이를 가기도 합니다. 때문에 한달내내 바쁘다네요. 추운 겨울이나 비오고 풍랑불면 쉴 도리밖에 없겠지만....
채로 굵은 조개만 골라 담아 20Kgs씩 묶어 담습니다. 연안부두쪽으로 가서 도매상에게 넘긴다네요.
이렇게 하여 자녀들을 키우고 생활하셨던거겠지요. 뭍이 드러난 약2시간동안에 갈고리질한 나는 허리가 뻐근합니다마는...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물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여 작은 배가 물에 먼저 뜨며 귀가합니다.
20Kgs씩 담아 돈을 받고 넘기고 남은 것들을 다시 손질하여 집으로 가져가십니다. 조개가 많아 가족이 소화시키기 힘든 양이면 생조개를 까서 팔기도 하고 조개젓을 담그기도 한답니다.
처음으로 조개잡이를 나온 가족들이 잡은 조개입니다. 소라도 몇마리 잡았고 커다란 조개도 잡았지만 큰 조개는 이름은 잘 모르겠으나 집에 가져와 삶아보니 바지락은 깨끗한데 큰조개는 해금질을 못하여 저금거립니다. 아주머니들은 곧바로 먹어도 좋다 하시는데 1~2시간 또는 3~4시간 해금질 시켜라는 말씀이 객들마다 다릅니다.
물이 들어오며 배가 다시 뜨기를 기다렸다가 귀가를 합니다. 인천대교 밑을 지나며 찍은 사진입니다.
건너편 월미도가 보이네요.
배를 건조하고 수리하는 조선소도 보입니다.
출발했던 만석부두로 다시 도착하니 정확히 오후3시입니다.
바닷물과 함께 집에 가져와서 담그니 조개가 곧바로 살아나네요.
해금질은 배위에서 오는 동안 시간반정도밖에 안했지만 곧바로 삶아도 깨끗합니다. 나 자신만 빼놓고 성묘를 갔다온 가족에게 베풉니다. 처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하여 추석 다음날인 오늘도 먹을거리를 구하러 나간 가장의 피곤한 오늘입니다.*^^*
조개잡이 영상 모음
조개잡이 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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