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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12196 불의 여인과 트리스탄의 승천(여수 엑스포)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안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주관의 전시회입니다.

빌 비올라의 "트리스탄 프로젝트"중의 "불의 여인"과 "트리스탄의 승천" 두개의 동영상이 연이어 어우러져 보여줍니다. 

 "불의 여인"은 죽어가는 남자의 눈으로 본 연인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맺어지지 못하는 운명에 처해진 이 두 연인은 결국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하고, 남자는 죽어가면서 사랑하는 연인이 도착하기를 기다립니다.

보이는 모든 것은 물처럼 녹아 사라져버리고 있으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구분할 수 없으나 사랑하는 여인이 점점 다가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침내 여인은 팔을 벌려 물속으로 빠져들고 여인을 삼킨 물은 마치 불까지도 삼킬 듯 점점 위로 차오르면서 화면 가득 물의 잔영만을 남깁니다. 

영상의 중간 중간을 짤라서 올립니다만, 아무런 대사나 설명없이 연결된 영상입니다. 

 

"트리스탄의 승천"은 육신의 죽음 이후 영혼이 승천하는 모습을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줍니다. 

석판 위에 누워있는 남자의 시신 위로 고요한 정적을 깨고 천천히 물방울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다가 이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물의 힘에 의지해 남자의 축 늘어진 시신이 천천히 위로 상승하다가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퍼붓던 물세례는 차차 사그라들어 물방울로 잦아들고 마지막에는 젖은 바닥 위의 빈 석판만이 남아있게 됩니다. 

이 작품은 승천하는 장면이지만 실제로는 물속으로 가라앉는, 그래서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반대되는 이미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숨을 쉴 때 공기 방울이 위로 올라가면서 빛에 합류하는 이미지를 떠올려 제작된 이 작품은 마지막 숨결을 통해 영혼이 육체를 떠난다는 고대의 마지막 숨에 대한 이미지도 동시에 떠올리게 합니다.

 

작가는 두 작품이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그 드라마에서 벗어나 독립된 작품이 되기를 원합니다.

 

의미없이 본다면 지루해 할 수 있는 영상물이지만 스놉시스를 확인 후 관람하면 인생을 생각하는, 꽤나 의미있는 영상물입니다.

그러하기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여수엑스포를 통해 동영상물을 전시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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