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의 틀만은 깨지지 않도록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둘이 있는데, 하나는 그 이름이 김대중이고 또 하나는 그 이름이 노조입니다.
김대중 씨는, 물론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유능한 정치인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냈고,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마침내 만인이 부러워하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인물이 어찌하여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실은 사실입니다.
그의 막강한 힘을 당해낼 개인도 없고 단체도 없습니다. 심지어 국가권력도 김대중 씨에 관하여는 말 한마디 못하고 그리 잠잠합니다. 검찰도 예나 지금이나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를 받드는, 그를 우상처럼 섬기는, 호남사람들이 똘똘 뭉쳐서 들고 일어날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신라의 삼국통일은 7세기의 일이고, 가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패망한 것은 1350년 전의 일이었지만, “반월성 너머 사자수” 보며 “낙화암”을 감도는 “붉은 돗대”에 서린 원한은 아직도 “3천 궁녀”의 간 곳을 찾습니까. 고구려는 핵폭탄 만들어 불장난하고, 신라는 흔들림 없이 “권력의 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백제는 김대중 씨 한 사람에게 모든 힘을 실어주어, 그를 “가장 무서운 한국인”으로 만든 것이 호남을 위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노무현, 이명박을 마음대로 비판하듯, 김대중도 그렇게 비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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