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증조할머니의 기일을 맞아 산소에 오른 후에 증조이모할머니댁을 찾았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제사 음식을 모두 준비한 것은 온가족의 감기가 나로 인해 시작되어 죄짓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환절기에 조금만 몸이 약해져도 감기가 그대로 전염됩니다. 하면서도 제단에 모든 음식을 진설후에는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모두 먹으며 회수하였습니다만 조상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지만 주고 빼앗아 괘씸죄로 노여워하실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개신교와 천주교인들입니다. 온가족이 함께 먹고 마시며 즐기니 가을 따스한 햇살에 소풍나온 듯 합니다.
마침, 김장을 준비하며 강원도 고랭지 절인 배추를 주문하였는데 배송 도중에 파손되어 받지 못하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모든 양념과 재료가 준비완료되어 시간이 흐르면 비싼 양념에도 문제가 생기므로 긴급히 증조이모할머니댁을 찾은겁니다만 80이 다 되어 인삼밭, 사슴과 한우 목장과 포도밭, 논농사까지도 모두 포기하시고 지금은 가족이 먹을 배추 고추 순무 등의 밭 작물에만 농사지으시는 분입니다. 나이에 비하여 어르신들 모두가 정정하신데 그래도 연세가 있으신 만큼 쉬엄쉬엄 일하시길 바라지만 그리 녹록치는 않습니다. 그래도 순무를 직접 뽑고 김장을 위해 절인 배추가 마침 준비되어 있어 쪽파 대파 갓 그리고 감 등 여러 가지 농산물들을 얻습니다. 물론 10여년전에는 모내기 준비도 도왔지만 지금에 와서는 가을겆이 때만 뵈오니 어르신들 앞에서 죄스런 마음이 앞섭니다.
감도 수확했습니다만 집 울타리의 감은 가을 정취를 위해 남겨둡니다.
마침, 청계도 맛보고 유정란인 청란도 얻습니다만 이 참에 7~8만원 한다는 부화기를 구입해서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까 이야기도 나눕니다.
귀가하여 감사의 전화를 드리니 밤중에 김장 준비를 위해 채를 썰고 양념장 재료를 준비하고 계시다네요. 덕분에 내 자신도 아닌 밤중에 김장김치를 담글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청계의 가죽이 돼지껍질보다도 쫄깃하고 감칠 맛이 있는건 처음 알았습니다만 치아가 약하면 먹기가 힘듭니다.
노후를 맞아 움직이면 살고 뒷방 늙은이되어 움직이지 않으면 곧 죽는다는 것이 어르신들과의 대화 내용입니다만, 이 참에 개발되어 없어진 김포시 양촌면 내촌의 집성촌에 대한 사연도 상기합니다.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집성촌에서 동네 친척중 어눌한 총각이 마마(천연두)로 인해 얼굴이 심하게 얽힌 처녀와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이 여인의 처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남편 흉을 들으면 그대로 넘기지 아니하고 반드시 초징하고 동네에서 어떤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엔 본인이 결정을 내리면서도 반드시 남편에게 물어 결정내리겠노라 하여 지금껏 무시당했던 아들이 결혼 후에는 졸지에 어른 대접을 받게 됩니다. 결국 남자가 못났어도 제대로 된 여자가 집안에 들어오면 집안이 펴진다는 얘기인데 실지 친척 형제들중에 있었던 사연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무론하고 어려운 시기에라도 남자든 여자든 서로 협력하면서도 어느 누구 한 사람이라도 현명한 처신이 필요한 이즈음임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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