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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130622 선악과에 취하다(인천대공원)

 목숨걸고 반대한다는 뜻을 표현하는 말이 결사 반대입니다.

GA 동네에 새로 생긴 IC 이름을, 인근의 신도시 이름을 붙인 CR IC로 이름지으니 온 동네가 결사반대한다는 프랑카드를 동네마다 붙여놓았습니다.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가 있겠지요마는 과연 목숨 걸 일인가 생각해 봅니다.

 

어찌 되었건 인천대공원의 버찌가 새까맣게 익어 떨어지고 수풀속에 숨은 딸기가 농익은 모습을 드러내는 시절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에덴동산을 지으시고 하나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을 만드셨는데,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먹고 난 아담처럼 이건 이래서 나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고 판단하는 인간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하나님의 거룩성을 닮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처럼 판단하고 징벌하는 인간의 교만심을 염려하는 것입니다

어제가 낮이 제일 길다는 하지, 올해도 벌써 6월 막바지에 들고 비릿한 밤꽃 냄새가 이젠 절정을 지나는 시절입니다. 

 이제 갓 태어난 메뚜기처럼, 시들어가는 토끼풀 꽃에 매달려 애써 습생하는 벌처럼 한없이 나약한 우리 인간인데... 

(윗 오른쪽 사진을 클릭하여 다시 확대캇팅해 보았습니다. )

 

 한숨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결국엔 육신의 장막을 벗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할 우리들인데.... 

(윗사진의 민들레 홀씨도 다시 확대캇팅해 봅니다.) 

서로가 사랑하며 의지하던 남편이, 아내가, 가족이, 형제가 한창 나이에 시들고 마는 구구절절의 사연도 많습니다마는,

서로가 보듬어주고 안아줘야 할 사람을 향하여 이것이 옳고 저것이 그르다는 선악과에 취한 인간의 교만성을 봅니다.

그 사연에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말없이 지켜보기만 해도 될터인데 위로한다는 말 한마디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만드는 구약 욥의 부인처럼, 친구처럼...

어느 누가 아닌 내 자신에게서, 유독 기독교인이라 자부하는 내 자신에게서 그러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일명 담배풀이라 불리는 개망초가 무덤가에조차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한번 피고 지고마는 풀꽃처럼, 아니 차라리 풀꽃이라면 내년을 다시 또 기약하겠지만 우리 인간의 시간은 한번 처한 삶으로 상황을 벗어나기에는 유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내 처해진 삶이 죽기보다 싫어도, 나에게 주어진 이 괴로운 삶을 견뎌내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운명을 개척하라구요...? 개척하는 삶으로 자부해 왔는데도 이 지경입니다.

 거친 황야에도 핀다는 엉겅퀴처럼, 거친 세파속에 주어진 이 삶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찾는 귀한 삶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기도조차 안되는 나약해진 심경속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 말씀하신 주기도문이 되새겨지는 오늘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당신같으면 참을 수 있겠어요? 내 입장을 몰라서 하는 소리지...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게 낫지. 안보면 말이라도 안하고 잊어버리지......*^^*

말해봐야 소용없는 줄 잘 알면서도, 답답하고 속이 터져서 또 한마디 합니다만...

또 한마디 해놓고는 또 후회합니다.

그래도 말할 수 있는 상대라도 볼 수 있으니 괜찮은 삶이라구요...?

.

.

.

결국엔 선악과에 취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오늘입니다.

      자식이 발가락 뼈가 부러져도 구경한다고 며칠을 더 돌아다니다가 결국 못견뎌 심을 박는 수술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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