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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횡설수설 3(아산 외암마을)

 3월 후반이지만 수도권에서 가볼만한 곳을 찾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아랫녘에서는 산수유 축제도 시작되었다지만 수도권안 한두시간 거리에서 봄볕을 쬐려하니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만 수도권에서도 조금 아랫녘 아산에 있는 외암마을을 찾았습니다. 약2시간 거리입니다. 안식구와 여식이 비타민D가 부족하다 하여 햇빛을 쪼이기 위한 나들이입니다만 외암마을엔 산수유꽃도 피었습니다.

논산에서는 모든 훈련을 마치고 대부분이 자대 배치를 받았다지만 전차부대 배치훈련원은 2주를 논산에서 그대로 대기한 후 대전에서 3개월을 다시 훈련받고서야 자대배치를 받는다 하니 훈련받는 조카는 괜찮다고 하지만 눈물콧물나오는 감기에 볼살마저 쏙 빠진 아들을 본 부모는 어찌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다들 군대갔다오고 제대하고나면 더욱 성숙한 인간이 된다고는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이 결코 편치는 않습니다.

 

(수정합니다.)

논산훈련소에서 200명이 이틀을 더 있다가 그 중 22명이 기계화학교로 이송하여 4주 교육을 받은 후 4월17일에 졸업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K계열 1분대가 11명이 배치되었는데 K, M, T 계열중에서 T는 옛 구식 기계이고  K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현대화, M은 미국에 맞는 기계라면서 그나마 K계열에 배치되었고 학교 생활중 일과가 끝난 후 공중전화로 매일 통화할 수 있는 시간도 있다면서, 다만 같은 계열의 학교 학생이라도 담당 교관의 재량에 따라 PX이용을 할 수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있다고 하는 전화도 왔습니다만, 이러한 처지를 통하여 새로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임을 첨언합니다. 울다가 다시 웃는 표정입니다. 군사 기밀이라서 잘못 들을 수 있어 정확치는 않음을 새삼 절감합니다. 사위는 지금 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는데 군 부대에서도 이렇게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가 있는 것도 확인합니다.

많은 사람이 다니기에는 삽다리가 약하여 통제하지만 사진 촬영은 가능합니다. 집 울타리를 둘러싼 대나무 숲도 보이네요.

세상은 3월말의 평온한 봄날 주말을 맞으며 이제 벚꽃망울도 퍼지기 시작했고 도라지 뿌리를 정리하는 아낙들의 모습도 평온해 보입니다만 인삼 뿌리와 삼채 뿌리도 모두 똑같아 보입니다. 쏚아낸 뿌리를 정리하는 아낙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에는요. 세가지 맛이 난다는 삼채뿌리가 커다란 한 바구니에 오천원하네요.

집안 울타리마다 엄나무와 두릅나무, 이름모를 긴 가시나무, 탱자나무 등의 가시나무류들이 돌담안으로 심겨져 있습니다. 민속마을로 지정되어 줄타기, 투호놀이 등도 구비된 듯 합니다. 담안의 엄나무는 이제 푸른 싹 몽오리가 조금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초가삼간입니다. 부엌 한칸, 본방 한칸, 건너방 한칸인데 한칸이 약181cm이니 키큰 장정이 누우면 머리와 발끝이 양벽에 닿습니다. 사위는 이보다 크니 구부려야 누울 수 있겠지요. 초가삼간이라도 뜰은 넓어 전체 약 40~50평수는 되어보이네요. 이런 시골집에서라도 살고 싶습니다만 이런 희망도 여의치가 못합니다.

검은 머리는 하루에 0.3mm정도 자라고 흰머리는 0.4~0.5mm정도 자라는데 내 자신이 검은 머리인지라 이발소에 자주 오지 않아도 되겠다는 70 넘으신 이발소 주인의 멘트에 하나님께 감사할 수 밖엔 없습니다. 이발소에 조금이라도 뒤늦게 가서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으니까요. 대신 집에서 가져간 빵과 삶은 감자, 음료로 요기합니다.

하면서도, 사람의 노력이 대단하여 마을의 모든 담이 땅바닥에 널부러진 돌들로 쌓여 있습니다. 담의 두께가 50cm는 족히 되어 보입니다.

처마밑의 제비집도 보이지만 새로 지은 듯 한데 작년지은 집이고 아직 그 제비는 돌아오질 않았다고 하네요.

마을에 사시는 아주머니의 고추장 맛을 봅니다마는 맛은 좋은데 무척 맵다네요. 요즈음같은 불경기에 세상살이가 녹록치는 않습니다.

인생 삶이 힘들고 어렵다지만 담장위에서 햇빛을 쪼이는 강아지는 달관한 듯 합니다. 인간 삶을 개무시하네요. 뜰안에 핀 할미꽃으로 봄꽃 구경을 대신 위안삼습니다.

이제 주말이 되고 오후2시가 되어 훈련중인 사위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한시간동안의 통화인데 이번엔 부모님께 먼저 15분간의 통화를 한 후에 45분간 새댁인 여식과 통화를 합니다. 귀갓길에 누에섬을 바라보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그 동안 못했던 통화를 합니다.

지난번 시조모님 소천후 부대 복귀시에 20분간 늦었었는데 군인은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는 훈계도 들었다 하고, 1박2일간의 상중 휴가기간동안 PT체조 등의 유격훈련을 받았는데 귀대 후 곧바로 두줄타기, 외줄타기 등의 훈련에서 동료들이 유격훈련 후유증으로 힘이 빠져서 물로 떨어지는 사람도 꽤 있었다지만 정작 사위는 독한 유격훈련을 받질 않아서 힘이 남아돌아 훌륭히 훈련을 잘 마쳤다는 둥.. 상춘객들이 새우깡을 던져주는 먹이를 먹느라 모여든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사위에게 전파되어 편안히 잘 지내고 있노라, 사위도 걱정마시라는 증거로 효과음도 집어넣습니다만 바닷바람에 약간은 추위를 느낍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어려운 살림이지만 주말에는 PX도 이용할 수 있고 피자와 통닭튀김 파티가 벌어졌다고 증거사진까지 보내주는 사위의 모습에 여식과 가족은 안심하며 편한 웃음을 짓습니다. 예수님의 못자욱과 창자욱을 보고나서야 믿어지는 도마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돌보심을 믿으며 하나님께 늘 감사한다 하면서도 불안과 초조 속에서도 우리의 삶을 통하여, 생활을 통하여 확인하고, 그리고 웃음짓고 나서야 하나님께 감사하는...의심많고 연약한 인간임을 실감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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