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구와 여식, 가족들이 제주로 간 사이, 혼자 방안에만 있을 수 없어서 인천대공원으로 마실을 나왔습니다. 호수에서는 오리들이 짝을 지어 놉니다.
많은 가족단위의 상춘객들이 나왔습니다만 아직은 햇살 가득한 곳의 개나리 꽃몽오리가 이제야 생긴 상태이고 조용한 곳을 찾아 수목원으로 젖어듭니다.
바람없는 아늑한 곳에서는 산수유가 활짝 피었고 수양버들 가지끝에도 물이 오른 상태입니다.
길바닥은 나무 토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늘 새롭습니다.
내가 시간난다고 갑작스럽게 지인에게 연락할 수도 없는 소심한 성격에 혼자서도 잘 돌아다닐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웬지 모르는 머쓱한 기분에 심호흡하며 천천히 걸어봅니다.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사한 꽃나무 주위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있네요. 사람모인 곳은 피하게 됩니다. 미선나무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는 꽃" 싯귀입니다. 새봄을 맞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시금 힘을 내어 힘겨운 이 내 연단을 감내해 내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즐풀 또는 꿀풀이라는 보라색 풀꽃도 피었습니다.
물가에는 버들강아지가 피었습니다.
"복수초"라는 노란색 봄꽃입니다.
이름모를 풀꽃들도 피었습니다.
하면서도, 흔하디 흔한 보라색 제비꽃은 찾질 못했습니다. 제비꽃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는데...
오른쪽 사진은 "옥부용"이라는 나무에서 올라오는 새싹입니다.
한적하고 따스한 양지에 진달래가 핀 곳도 있습니다.
호수와 냇가마다 커다란 잉어들이 노니는 것을 봅니다. 그 어느 것에도 소속감이 없는 기분이 드는. 자유가 아닌 쑥스러운 기분의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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