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처음 도스(DOS)로 나올 때이지만 그 때가 몇년도 즈음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내 자신이 당시 지뢰찾기 게임으로 하루 알밤을 깐적도 있습니다.
여식은 아기공룡 둘리 게임과 통통 튀는 슈퍼마리오 또 무슨 게임이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나진 않지만 게임기를 사주고는 하루종일 보름 정도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전자오락 게임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플 때엔 잠자는 시간만 빼고 종일 하더라도 내버려두면 언젠가는 싫증이 난다는 생각에서이지요. 하지만 그건 기우일 뿐, 남자얘들은 안그렇다는데 당시 나는 성인이어서인지... 사람나름인가요.
여튼, 5살이 풀게 잡이 노래를 부르기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영흥도 인근의 측도를 또다시 찾았습니다.
어제도 풀게를 잡으면서 아가 게는 잡지 말자, 이젠 그만 잡자는 외손주의 말에 힘입어 그만 두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이어 풀게 잡기에 나선겁니다.
하면서도 어제 한시간정도 잡았던 풀게가 집에서 출발때까지는 싱싱하게 살아있었는데 바닷가에 도착하니 대부분이 죽어있습니다.
한두마리 힘없는 풀게가 죽었고 또 먹으라고 풀어준 멸치 반마리에 더운 날씨가 일조하였습니다.
깊은 바닷속에서도 숨쉬며 사는 대게 킹크랩 등도 있는지라 호흡기가 물기에 촉촉하다면 숨을 쉬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물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돌 하나 없이 서로 엉키어 비록 작은 바닷물이라도 썩어가는 물속에서 호흡하기가 어려웠을거라 짐작합니다.
귀한 생명들을 죽게 한 내 자신이 부끄럽습니다만,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고 또 비록 수십마리의 많은 양이라도 한마리 암게가 낳는 알의 수보다는 적을거라 스스로 위안도 합니다.
갈매기나 다른 동물들도 풀게를 잡아먹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들어오는 밀물에 바닷가재류인 "아가 쏙"도 발견해냅니다만 5살은 스스로 풀어줍니다. 오직 풀게에만 필이 꽂혔습니다.
어젠 측도를 다녀오면서 쓸데없는 상상도 많이 했습니다만.
마침 오늘 주일인지라 어제보다도 1시간이상 뒤늦게 정오를 넘어 도착하였습니다만 한창 밀물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어서 밀물이 갯벌을 모두 덮고 측도가는 돌밭길만 남을 때까지 30~40분 정도를 풀게 잡는데 소요했습니다.
5살은 장화를 신었다고 갯벌에 들어가도 괜찮다고 스스로 한발자욱 내딛더니 발이 빠지며 빼질 못해 넘어져 바지도 갯벌에 버립니다만 닦아줬더니 금방 말랐다고 괜찮다고 계속 게를 잡는데 집중합니다.
하긴, 갯벌보다는 돌을 들쳐내면 일정 규모 크기의 돌 아래에서는 어김없이 게가 들어 있습니다만...
볶아먹을까 하여 함께 잡아보았으나 30~40분 가량에 한 종지 분량의 게만 잡힙니다.
들어오는 밀물이 인공으로 깔아놓은 돌밭에까지 올라오면서 풀게 잡이는 끝납니다만...
오늘도 스스로 그만 잡자, 배고프니 밥먹으러 가자는 말을 하네요.
그래도 아쉬운지 큰 돌을 들쳐내 달라고 하고....
갯벌 구멍을 손으로 파보기도 합니다만 맨손으로는 어림없지요.
잡은 게를 깨끗하게 새 바닷물로 갈아주고 갯벌묻은 바지도 갈아입어야지요.
도착하여 마무리할 때까지 소요 시간은 한시간도 채 안됩니다.
꽃게 그림을 보고 들어가자는 5살의 말에 주문도 꽃게가 들어간 음식을 선택합니다만 가격과 맛이 기대엔 못미칩니다.
(蛇足입니다만....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에 따라 입맛이 다를 수 있기에 음식점 탓을 하는건 아닙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좀...음식 맛이 그렇네요.
다만, 북어 찢은 것을 버무린 "명태회무침", 말린 생선으로 끓인 "도치탕" 즉 북어로 명태탕 끓인 격이지요. 아랫목 이불을 덮어씌운 메주처럼 또는 삭힌 홍어처럼 삭힌 냄새나는 "맑은 복어탕", 봄철 비싼 꽃게철에 수분이 증발한 "꽃게탕" 일명 "말린 꽃게탕"이랄까요. 살점이 꽃게 껍질에 달라붙어 식감도 그렇고 먹을게 없기에 하는 얘깁니다만...비싼 재료를 쓴 음식점 입장에서는 잘못된게 아니겠지요.)
들어갈 땐 손님 한분없더니 다 먹고 나오니 손님들이 홀에 가득 찬 듯 합니다.
(손님없음은 회전율이 낮음을 알았어야 했는데...)
정작 꽃게도 조금 맛보더니 더이상 먹질 않으면서도 밥 한공기는 뚝딱 해치우는 5살입니다.
어제 잡은 풀게는 모두 버리고 오늘 잠깐 잡은 풀게들입니다.
이번엔 돌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돌멩이도 3개를 깔았습니다.
이제 당분간 풀게 잡자는 소릴 안하겠지요. 집에 가져가서 수도물 하룻밤 재우고 멸치 대가리만 하루 한개씩 주고 키워볼 예정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아무 때나 간건 아닙니다. 하루 40분정도씩 밀물 시간이 늦춰지며 그 물때를 맞추어 방문한겁니다. 아직도 정작 측도에는 들어가보질 못했습니다. 측도 들어가는 입구에서만 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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