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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210717 측도 少考

아침에 일어나보니 호랑나비로 변신하였다는 사진입니다. 고치가 빈둥지가 되었습니다.

어제만 하여도 고치 상태였는데 호랑나비가 된다는건 알고는 있었지만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한밤중에 변신하였으니 변신 과정은 누구도 보질 못했습니다만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걸 실감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2주째 집안에서만 머무는 손주들이 나를 무작정 따라나섭니다만....

이번에도 측도 입구까지 가는 기회는 있었으나 눈 앞에 수려한 카페가 보여도 측도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외손주의 등쌀 때문입니다. 와 본 기억이 있다네요. 하긴 벌써 4번째 방문입니다만 측도 입구에서 맴돕니다.

모세가 가나안 땅을 앞에 두고 혈기로 인하여 들어가지 못하는 심경을 조금이나마 짐작합니다.

이곳에서는 작은 돌틈 밑에 풀게들이 있어 5살이 쉽게 돌을 들춰내며 잡습니다만 손톱 크기의 풀게 암놈들은 모두 알이 배었고 풀게들도 탈피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 등껍질이 몰캉한 듯 약해보입니다.

저녁때까지는 썰물인지라 마음편히 풀게를 잡습니다만 자주 온듯 보이는 어르신의 웃음이 비아냥(?)으로 들립니다.

"여기는 게를 잡네! ㅎㅎ"

호미로 조개류를 캐내는 모냥새입니다만 현지 어민들을 생각해야겠지요.

또한 뻘에 빠져야만 잡을 수 있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갯벌을 지나는 개조된 경운차량을 타고와서 어촌체험하는 곳도 근처에서 보았거든요.

 

몰라서 못잡는게 아닙니다. 안잡는거지요.

5살이 10개 손가락중 6개만 펴면서 10마리중 6마리만 잡자는 것은 풀게도 많이는 잡지는 말자는 뜻입니다.

7살은 풀게잡이를 구경만 하다가 귀갓길에 포도를 산답니다. 씨없는 거봉 포도 4송이 2kgs에 4만원입니다.

할머니의 거친 손을 보며 가격을 깎지는 못하고 구입을 합니다만 비싼 줄은 아시는지 7살을 보시며 맛보라고 대부포도 킴벨종 4송이를 추가로 주시네요.(킴벨은 2만5천원이랍니다.) 인심도 인심이지만 집에 가져와서 손주들이 한박스를 모두 먹어치웁니다.

당도야 마트랑 비슷하겠지만 마트에서 구입한거보다도 아주 싱싱합니다. 바로 옆 포도밭에서 아침에 딴 듯 보입니다.

 

포장박스는 집에서 파지로 분류합니다만 요즈음 파지 가격이 kg당 120원입니다. 고철이 100원입니다만 파지주우시는 어르신들 생활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두들 수입은 줄었다는데 오히려 물가는 올라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뉴스도 듣는 마당입니다.

귀가중에 잠깐 방심하여 게통을 쏟았습니다만 길바닥에 쏟아진 풀게만 다시 주워담았습니다.

물기가 있어야만 풀게가 숨을 쉬는데 다행히도 집안에 하루전에 받아놓은 수도물이 있었습니다.

수도물 염소 성분이 모두 날아가서 소금 조금을 풀어놓으니 밤새 버거적거리며 싱싱하게 살아움직입니다.

밤새 외갓집에 와서 곤히 잠든 손주들을 보며 이것이 행복임을 아는 내 자신이 중늙은이임을 실감합니다.

 

내 자신이 내 인생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며 글을 올립니다만...

측도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제목에  또 "측도 少考"라 적는 실수를 범합니다만 고집이 있어서 고치긴 싫습니다.

측도로 들어가는 영상입니다.

나비는 더 이상 키울 수가 없습니다. 자유를 억압하는거니까요.

곧바로 애벌레를 잡아왔던 풀밭에 가져가서 풀어준다고 합니다만.....

외손주들이 귀가하니 갇힌 공간에서 퍼덕이는 날개가 상할 듯 하여 곧바로 풀어줬다는 소식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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