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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220405 청명(淸明)한 고양동

24절기중 5번째인 청명(淸明)입니다.

이 때부터 하늘이 맑아진다는 날입니다.

冬至로부터 약100일되는 날로 寒食 때와 같이 성묘를 하기도 하는데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눈과 밭둑을 손질하고 가래질도 한답니다.

형제들은 조상묘를 다녀왔다는 소식을 들어 빚진 자의 마음을 가지면서 나홀로 돌다보니 누군지 모를 산소를 먼저 봅니다.

 

확인해보니 조선시대 실학자인 지봉 이수광이 1614년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백과사전인 지봉유설(芝峯類說)을 지었다는 역사를 다시금 알게 됩니다.

천문(天文), 지리(地理), 병정(兵政), 관직(官職) 등 25부문 3435항목을 고서(古書)에서 뽑아 총20권10책으로 풀이했다는 내용입니다.

 

이수광은 조선 중기의 명신이며, 실학의 선구자로 임진왜란 때 함경도 지방에서 큰 공을 세웠습니다. 주청사로 연경에 다녀오며, 《천주실의》를 들여와 한국 최초로 서학을 도입했습니다. 이조판서를 거쳤고, 영의정으로 추증됐지요. 주요 저서로는 《지봉유설》, 《지봉집》, 《채신잡록》 같은 책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작 《지봉유설》의 폭넓은 지식을 보면 권 2의 〈외국조〉에 섬라(暹羅, 태국), 진랍국(眞臘國, 캄보디아), 방갈자(榜葛刺, 방글라데시), 안남(安南,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나라들은 물론 불랑기국(佛狼機國, 포르투갈), 남번국(南番國, 네덜란드), 영결리국(永結利國, 영국) 같은 유럽 나라들의 정보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름들은 당시 중국이 한자로 표기하던 것을 들여온 것이지요.

이 《지봉유설》은 당대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종합한 문화백과사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 겨레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근거로 문헌상의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도 칭찬할 대목이지요. 이수광은 학자들에게도 말솜씨에 치중하지 말고, 실천적 요소를 찾으라고 주문했습니다. 무분별하게 세계화만 외쳐대는 요즈음 '내 것을 알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라'는 이수광 같은 학자가 그리운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이상은 지봉유설을 소개한 인터넷 백과사전 일부를 복사한겁니다만 도로 건너편으로는 해피밸리 전투 팻말도 보입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한 이후 1.4후퇴라는 것이 1951년도 중공군과 북한군이 서울에 도달하기 전 시민들이 얼어붙은 한강을 건너 남쪽으로 피난할 수 있었던 마지막날의 치열한 전투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개발 논리에 밀려서 허물어져가는 집도 봅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아래 있는 빈집이 이채로와 눈에 담습니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달하니 하필이면 휴무일입니다.

 

고양동 주민센터 건너편에 있는 가게 안쪽의 안쪽이 오늘 목적지인데 허탕친지 이곳만 두번째입니다.

한번은 휴일 늦은 저녁으로 기억하고 이번이 두번째인데 전화번호도 없네요.

약 8년전 구입한 물품 일부를 추가구입코자 함인데 여의치가 못합니다만 다음을 기약합니다.

예전에 살았던 고양동 주민센터가 길건너로서 외손주들이 출생신고한 곳입니다.

8년전 기억으로는 벽제관 인근인데 건물이 깨끗하게 변한 듯 현금결제시 짜장면 한그릇에 2500원이었는데 천원이 오른 흔적이 보입니다.

허물고 새로 지은 듯 살짝 옮겨진 듯 이 집이 맞습니다만 하필이면 가게 사정으로 오늘하루 문을 닫았습니다. A4용지에 써붙여놓았네요.

 

짬뽕에 희귀한 해산물들이 가득하고 푸짐해서 이곳보다도 맛집을 찾질 못했는데 저렴한 이유가 인근 군부대들이 많아서 군 장교나 부사관들이 결혼하여 사는 집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기억합니다.

군 생활을 하던 사위도 신혼살림을 이곳 동네에서 차렸습니다.

갓 태어나 자라고 아장거리는 손주와 함께 놀았던 벽제관터입니다.

당시 공원 연못엔 부들이 피고 우렁이와 개구리, 구피 등의 외래물고기도 버글거렸었는데 지금은 낙엽이 쌓여 생물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오가는 길마다 봄나물을 뜯는 아낙들을 보지만,

이곳에서는 그마저도 힘들어 나른한 봄햇살을 즐기는 노인분들을 만납니다. 

결국, 꿩대신 닭이라고 공원 옆의 중식당을 찾았습니다만 푸짐한 삼선짬뽕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네요. 8천원입니다.

두툼한 소라살과 깐새우, 죽순, 조개류가 푸짐하고 작지만 온전한 쭈꾸미 한마리도 들었습니다.

추억 탓인지는 몰라도 고양동 전체가 일반 도시에 비하여 싸고도 맛있는 집들로 보입니다.

앞서서 먹은 손님도 군부대 부사관이 휴가차 집에서 쉬면서 부인과 함께 식사하는 듯 합니다.

한 곳에 모여서 어느 정도 규모있게 복작거리는 동네입니다.

오가는 길에 철길 차단기도 봅니다만 철길에 잡초가 자라서 폐철로임을 짐작합니다.

개발 지구로 선정되어 곳곳에서 건설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도 목격합니다.

화훼단지입니다. 이곳에서는 나무 묘목을 파는 곳도 많이 보입니다.

나무도매시장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만, 언제 내가 필요로 할런지 모르기에 눈에 담아둡니다.

내 자신이 새로운 곳을 찾는다 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며 옛날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충주시 금가면 오미기1길과 경남 하동군 화개면 차시배지길도 가 보고 싶습니다만.

내 지난 곳이 371도로와 39도로를 이용하였습니다만 식사시간 포함하여 구경하면서도 수동킥보드로 편도 약9km의 거리를 왕복하며 분명히 5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4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습니다.

6살 손주에 대한 연락이 왔습니다. 유치원에서 하원후 동네를 돌고 있네요.

8살 누나가 4~5일간 고열로 시달리기 직전까지 얼굴을 비비고 함께 식사를 하다가 5일정도 격리후 다시 함께 생활하였는데도 무증상입니다. 계속하여 자가진단을 했는데 두번째 줄이 나타나기는 처음입니다.

 

오늘도 두번씩이나 방문한 곳이 문을 닫아 허탕을 치지만 자가진단키트는 학교와 유치원 등을 등하교하므로 병원에서 직접 조달받아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이틀에 한번씩은 빠짐없이 검사하고 있습니다.

 

한배에서 나왔어도 고열로 앓은 8살과 무증상 6살이 있습니다.

우리 가족중에도 슈퍼면역자가 있음에 함께 웃으며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뜻대로 된 것은 없으나 모든게 주의 은혜임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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