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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횡설수설 10

오늘도 창릉천변을 따라 내려갑니다.

곳곳에서 제초작업이 한창이고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스치니 이젠 가을이 완연합니다.

창릉천 끝단의 방화대교에는 여지없이 참게 그물이 쳐져 있습니다.

서해의 조수간만 차이에 따라 방화대교 밑 한강수위도 1m이상 오르내리는 듯 보입니다.

행주산성 수변길의 전망대를 향하며 방금 내 있었던 곳을 돌아봅니다만,

행주산성 수변누리길의 전망대라고 불리우는 곳이 경관이 좋으면서도 조용합니다.

이곳에서 백로들이 습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도 봅니다.

행주대교가 보이는 행주산성 아래의 물흐름 또한 조용한 습지입니다.

이곳에서도 행신에서 왔다는 76세된 노부부를 만납니다만,

혼자서 왔느냐, 사진을 찍어달라는 말로 대화가 시작하여...

오늘 영업을 하루 접고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들른 오후에 노부부가 자전거길로 왔노라는 말도 듣습니다.

부부가 사이좋게 건강한 모습으로 이곳까지 온거 자체가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말로 시작하여...

어떻게 죽는게 좋은가 까지도 대화의 내용이 깊어집니다.

사람 상대로 영업하며 사람을 보는 눈이 있어 내가 조용한 성격인거 같아서 말을 걸었다네요.

외모만 보아서는 성격을 알 수는 없지요.

멍하니 앉아서 백로 사진을 찍는걸 봤겠지요마는 행동으로 보아서 짐작했을거 같습니다.

나에게 말 걸어줘서 고맙다면서도 사과 한쪽은 얻어먹는 실리도 챙깁니다.

모두가 스쳐 지나며 더 이상 만나기가 요원할 때엔 마음속 생각도 뱉어내지만,

이해 관계가 있을 땐 말을 적게 하는게 상수이며, 패를 숨겨야 한다는 것도 요즘 들어서 새록하게 느낍니다.

내 자신이 요사이 더더욱 사람을 피하며 느끼는 생각입니다만,

누구든지 어린아이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들지 못하리라는 성구가 떠오릅니다.

다시 귀갓길 창릉천에서 가마우지가 날아오르는걸 봅니다.

물을 박차고 오르려니 10여m를 달려야 날아오르네요.

창릉천의 건너편을 돌아 오릅니다만, 끊어진 자전거길도 봅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내 자신부터 주위 사람을 경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쉽게 내 속을 보였다간 그걸 역이용하는 이들을 너무 쉽게 만났습니다만 내 처신 탓이겠지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게 아니라 서로의 약점을 이용하여 개이득을 챙기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고 고독사가 생기고 함부로 말걸기도 무서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에게 말을 걸어준 76세 노부부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백로 한마리가 물고기를 연신 잡아먹는데 방해꾼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내 자신도 그걸 지켜보고 있으니 방해꾼인 셈이지요.

행주대교가 보이는 행주산성 아래 전망대에서 백로 한마리를 집중하여 보는데 배경 음악은 Near the Cros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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