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건 사연이 있습니다만,
새벽잠이 없어서 어제 영상을 한시간짜리로 만들려다가 18분짜리로 만들었네요.
가족들이 한둘 기상하는데 나홀로 이른 아침 창릉천변으로 나옵니다.
몸은 추위를 못견뎌도 코는 찬바람을 쐬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노년 사춘기에 걸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창릉천변에 군 막사처럼 지어진게 뭔지는 몰라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구파발역으로 들어가는 전철도 지켜봅니다.
가시박 꽃은 연이어 피어납니다.
부쩍 차가와진 날씨인데도 가시박 넝쿨 손가지가 마치 칼쌈하듯 보이는게 내 심경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까슬한 "환삼덩굴"이란 잡초도 가지를 뻗어내는게 강인해 보입니다만 약초로도 쓰인다지요.
요즈음 가을철엔 쑥부쟁이가 한창이라지요.
자세히 보면 이쁩디다.
창릉천을 지나는 전철들을 보면서 천변의 커피가 맛있다고 가족들의 심부름도 접수받습니다만,
귀가하니 아무도 없는 듯 집안이 조용합디다.
가슴이 철렁하지만, 알고보니 앞 마당 놀이터로 나갔다네요.
잠에서 깬 아이들 소리가 안들리면 무슨 일인가 놀라게 됩디다.
솔내음누리길 옆 옛마차길이 있는 창릉천변에서 파스타와 피자등의 양식으로 식사를 하는데 8만원돈이랍니다.
이젠 아이들의 입맛에 맞춰야 가정의 평화가 옵니다.
안식구도 불가사리 내장까지 먹은 경력이 있고 내 자신도 뭐든 먹으니 큰 불편은 없습니다.
어찌보면, 경치좋은데서 외식하는게 현명한 선택인거 같기도 합니다.
지금도 6살은 유치원을 나가지 않고 집에서 뒹굴거립니다만, 나를 괴롭히는데는 선수이지요.
6살을 바라보는 눈길의 1/10만 안식구에게 주어도 병이 안생겼을거라는 농도 듣지만,
농도 농이 아니란걸 잘 압니다.
내가 사랑한단 표현을 안해서 그런건가....
외손들이 하나같이 자기 주관이 뚜렷하니 뭐라 말하진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서 부러움도 받습니다.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너무 오냐오냐 한다고 핀잔도 듣지요마는,
글쎄요. 나도 내 주관이 있는지라....
마침, 식당에서 나오면서 거친 모습의 코뿔소 형상도 봅니다.
인근 백화점에서도 할로윈데이가 언젠지는 모르지만 외손들도 그리 관심이 없습니다.
당장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들만 고르지요.
6살은 해저탐험 장난감을 이미 사서 포장지를 뜯어내었습니다.
나도 컴퓨터 마우스가 고장났다니까 곧바로 사주네요.
고마운 마음도 가지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말도 함부로 못합니다.
없는 돈이지만 내돈내산이 좋습디다.
까딱 잘못했다간 주눅듭니다.
이제 연휴가 끝나며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나홀로 시원한 공기를 들이킵니다.
빠르게 흐르는 물속에서도 수초들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봅니다.
풀을 베어내어도 칡뿌리가 살아있으니 빠르게 넝쿨손을 뻗어냅니다.
이제 북한산을 바라보며 사는 것도 이젠 열며칠 남았으니 실컷 돌아다니란 말도 안식구로부터 듣습니다만,
요즈음엔 안식구 목소리가 더 큽니다.
혼자 독처하는게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형제들의 성화를 듣고는 다시 안식구와 합치는겁니다.
쑥부쟁이가 됐든....
강아지풀이 어찌됐든지간에....
푸른 가을 하늘이어도 북한산에 먹구름이 걸려서 가끔씩은 빗방울도 날리는 차가운 날씨입니다.
모두들 지나간 흔적들을 치우고,
흩어놓은 물건들 정리하고...정리한다는게 불필요한건 버리고 제자리에 놓아야지요.
때마다 내 스스로 만들어 먹던 음식들은 쓰레기가 없었는데...
안식구가 만들어놓은 음식들은 또 며칠간 먹어야 하고 또 나홀로 못먹으면 버려야겠지요.
방바닥 쓸고 닦는건 안식구로부터 지적받지만 그래도 정리정돈은 잘 합니다.
6살 외손주처럼 내 자신도 아무 간섭 안받고 빈둥거려야 제격인데,
이리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가족들 노는 모습을 서두에 담았습니다만,
마음속 울리는 배경 음악은 The bright, heavenly wa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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