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진 십자가
200408 주승중목사님
(마태복음 27:32)
나가다가 시몬이란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워 가게 하였더라.
(마가복음 15:21)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로마서 16: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우리는 지금 비아돌로로사, 예수님이 걸어가신 고통의 길, 십자가의 깅에 대하여 묵상하고 있다. 오늘은 다섯번째 처소에 대하여 알아보자.
다섯번째 처소는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진 곳이며 아래 사진이다.
다섯번째 처소의 영상이다.
마태는 마태복음 27:32에서 이것을 기록한다.
"나가다가 시몬이란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워 가게 하였더라."
예수님께서는 빌라도 법정인 1처소에서 불법 재판을 받으시고 로마 군병들에게 채찍을 맞고 희롱당하신 뒤에 십자가를 지고 출발하셨다. 그곳이 2처소이다.
목요일 밤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새 기도하시다가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에 붙들려가신 예수님이 밤새도록 심문당했다. 마태복음 26:66~68에서 그 얼굴에 침뱉음을 당하시고 주먹으로 맞고 또 손바닥으로 맞고 온갖 조롱을 당하셨다고 기록한다. 그리고 난 후 빌라도 법정에서 또 재판을 받으신 예수님이 사형 선고를 받고 가혹한 채찍질을 당하며 이미 기진맥진해 있었다.
결국 예수님은 언덕길에서 탈진하셔서 더 이상올라가지 못하게 되었고 이에 로마 병정이 강제로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다섯번째 처소에 보면 움푹 패인 곳이 있는데 전승에 의하면 지친 예수님이 그 몸을 의지하기 위하여 손바닥으로 짚으신 자국이라 한다.
오늘 우리는 억지로 십자가를 졌던 시몬에 대하여 생각하며 영적 교훈을 함께 받고자 한다.
성경에서는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이 없지만 마태는 그가 구레네 사람이라 말한다. 구레네는 당시 북아프리카 리비아 위쪽에 있는 한 성읍으로서 오늘날 리비아의 수도인 트리폴리에 해당한다.
그 당시 유대인들이 구레네와 알렉산드리아에 많이 흩어져 살고 있었다고 한다.
시몬이란 말은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는 뜻이고 디아스포라 즉 흩어져 살던 유대인중 한 사람이었다.
시몬도 다른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유월절 절기를 지키려고 예루살렘으로 올라왔다가 마침 예수님의 십자가 행렬을 구경하게 된 것이다. 그가 우연히 예수님의 십자가 행렬을 보게 되었는데 바로 거기에서 지칠대로 지친 예수님이 쓰러지신 것이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과 구경꾼들이 모여 있었지만 그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베풀지 않았다. 다만 교회의 전승에 의하면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피와 땀을 흘리시는 예수님께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 주었다는데 그곳이 십자가의 길 여섯번째 처소이다.
예수님이 더 이상 십자가를 지고 갈 수가 없게 되었을 때 시몬은 로마 군인에게 지목되어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되었다.
시몬은 알지도 못하는 예수라는 사람의 십자가를 마지 못해 억지로 끌고 간 것이다. 모든 유대인들에게 있어 십자가는 저주의 상징인데 억지로 저주받은 십자가를 운반하는 것은 분명히 시몬에게는 수치스럽고 고통스런 경험이었을 것이다. 세상적으로 보자면 시몬은 그 날 억세게 재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시몬에게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 성경에서는 골고다 언덕에서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증언이 없다. 그러나 성경의 몇 곳을 찾아보면 그 날 시몬에게는 잊을 수 없는 놀라운 은혜의 사건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유명한 강해 설교자인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 목사님은 로마서 강해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몬은 예수님의 인격에 큰 영향을 받고 십자가형을 바라보기 위하여 그 곳에머물다 결국 회심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믿게 된 강도를 회심시키기 위하여 사용하셨던 것과 동일한 원리를 시몬에게도 사용하셨을 것이다."
성경은 그의 회심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기에 시몬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시몬은 십자가에서 구원받은 한 강도처럼 회심하고 예수를 믿게 되었고 그 이후로 자기 가족들에게도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였고 그의 온 가족들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시몬의 온 가족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은 마가복음에서 알 수 있다.
마가복음은 마태복음 훨씬 이후에 기록된 복음서이다. 마가복음 15:21에서 시몬이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로 기록한다.
결국 시몬에게는 두 아들 알렉산더와 루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마가는 왜 같은 장면을 설명하는 곳에서 시몬의 두 아들 이름을 소개하고 있는가.
마가는 마가복음을 로마(헬라)사람들을 위해서 기록했는데 당시 로마교회 교인들이었던 알렉산더와 루포를 알고 있었을 것이고 로마 교회의 핵심 멤버임을 소개한다. 그들이 로마교회의 유력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바울이 로마교회를 향한 문안 편지를 쓰면서 로마서에서 루포와 그의 어머니를 기록한다.
바울은 시몬의 아들 루포에 대하여 말하기를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라 말한다. 로마 교회에서 탁월한 일꾼이었다는 것이다. 루포가 바울의 문안 인사를 받을 만큼 교회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일꾼이었음을 분명히 알게 된다. 그리고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 곧 시몬의 아내를 이르켜 나의 어머니라 표현한다.
그렇다면 시몬의 아내는 어떻게 바울의 믿음의 어머니가 될 수 있었을까.
사도행전 13:1에서 바울이 안디옥에서 사역할 때 안디옥 교회의 선지자들과 선생들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 이름이 등장한다. 니게르는 아프리카에서 온 피부가 검은 사람에 대한 일반적 호칭이다. 니게르에서 니그로라는 표현이 나왔다.
시므온은 시몬과 같은 말인데 성경학자들은 니게르라 하는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갔던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십자가를 졌던 시몬은 훗날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가 되었고 그의 아내는 바울이 안디옥에서 전도사역할 때 바울을 위로하고 그 이방인 전도사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이다. 따라서 바울은 로마 서신을 보내면서 로마교인들에게 마지막 인사하는 곳에서 루포의 어머니 곧 시몬의 아내에게 그는 나의 어머니라 고백한다.
또 다른 아들인 알렉산더에 대해서는 성경학자들이 사도행전 19장을 주목한다.
바울이 에베소에서 복음을 전할 때 사도행전 19:33에서 알렉산더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시몬의 아들로 추정한다. 알렉산더도 루포처럼 초대교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지도자였다. 흥미있는 것은 1941년 히브리대학의 고고학 발굴단이 그가 예루살렘에서 사역을 했다는 증거를 발견한다. 예루살렘 성앞의 기드론 골짜기에서 오랜 무덤들을 발굴했는데 그곳에서 시몬의 아들 알렉산더라는 1세기의 뼈상자가 발견되었고 그 상자에는 그레네 사람이라는 출신까지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고고학엣 ㅓ발견한 1세기 무덤상자이다.
사진을 보면 구레네 사람 시몬의 아들 알렉산더라고 적혀 있고 성경학자들은 그가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시몬은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갔지만 이로 인하여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예수님을 가족들에게 전했고 후에그들은 초대교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지도자들이 되었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분명히 증언하고 있는 내용이다.
첫째, 믿는이에게는 우연은 없고 하나님의 섭리만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보기에는 재수없고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같지만 어떤 사건도 우리 믿는 이에게는 우연은 없고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만이 있다. 이 사건은 시몬을 구원하셨고 이방인의 거점지였던 안디옥교회의 지도자로 세워 이방인을 위한 선교사역을 하게 하셨고 그의 아들들과 아내를 통하여 이방인을 위한 선교 사역을 이어가게 하시고 당시 세계의 중심지였던 로마에서 바울과 함께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결국 시몬이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된 사건은 놀라운 하나님의 구원을 위한 섭리의 사건이었다.
우리 삶 속에서 시련과 고난과 억울함이 있다면 억울해 하지 말고 실망과 원망도 하지 말자. 우리에게 불어오는 광풍속에는 깊은 곳에 하나님의 섭리의 은혜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조금더 인내하자.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섭리하셔서 우리의 억울함이 은혜와 기쁨이되게 하실 것이다.
둘째, 억지로 진 십자가도 은혜다.
시몬은 억지로 십자가를 졌지만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는 은혜를 받는다. 그가 진 십자가는 수치와 재수없음, 우연으로 억울하게 당한 시련이아니다. 오히려 그에게는 커다란 은혜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예상치 않았고 흔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시몬은 이 억울한 사건을 통하여 예수님을 만나 십자가의 은혜를 누리게 되었고 복음 전도자로서의 새로운 길을 가게 되었다.
그는 안디옥 교회의 선생으로 등장한다.
예수님을 몰랐던 시몬이 십자가를 억지로 진 사건으로 인해서 예수님을 전하는 자로 바뀌게 되었다. 그의 아들들과 아내에게도 큰 영광이요 은혜가 되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억지로 져도 좋은 것이다.
가족에 의해 교회에 억지로 나오는 가족도 복된 것이다. 강권에 의해 교사와 헌금계수, 차량안내, 또는 환경국에서, 장애인 선교국 등에서 억지로 봉사하게 된 분들도 억지로라도 계속하면 하나님께서 은혜로 갚아주신다. 억지로라도 봉사하면 하나님께서 마음에 은혜를 주셔서 마침내 기쁨과 감사로 섬길 수 있게 될 것이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억지로라도 참가하자. 우리 심령에 하나님께서 반드시 은혜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자녀와 함께 억지로라도 가정예배를 드리자. 우리 자녀들의 심령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실 것이다. 다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게 될 때 그 동안 집에서 편하게 예배드리는 것이 좋아서 교회까지 갈 필요없이 간단히 영상예배드리고 남은 시간은 쉬자 하는 유혹도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억지로라도 예배당에 나오면 모이는 공동체로서 성령님의 놀라운 치유의 역사가 있게 될 것이다.
십자가를 지고 싶지 않아도 마지 못해 지는 십자가라 할지라도 우리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으시고 은혜로 갚아주실것이다.
세째,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질 때 그 은혜와 축복은 우리의 후손에게 전달된다.
억지 순종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고 후손들에게 이어진다. 시몬의 신앙은 두 아들에게 이어졌다. 초대교회의 탁월한 지도자들이 되었다. 신앙의 유산이 되었다.
십일조, 새벽기도, 봉사하고 섬길 때 그 순종이 축복이 되어 지녀들에게 이어진다. 억지로라도 지어지는 십자가는 축복이 된다.
우연이고 억울한 사건일지라도 오히려 기뻐하고 감사하자. 하나님의 놀라우신 역설적인 은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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