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벌써 이른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거룩한 주일날에 빗소리와 함께 내 자신이 즐겨 애창하는 찬송을 듣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외손주들 케어에서 벗어난 안식구를 위한 마실 장소를 영흥도로 잡았습니다.
주일날의 찬송 배경은 시화 방조제 한가운데 있는 휴게소 달전망대 25층입니다.
하면서도 작은 인형과 장난감을 보고는 외손주들 생각에 지나칠 순 없는 사람입니다.
비싼 커피 한잔을 먹으면서도 젊었을 때의 고생으로 이 정도 호사는 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네요.
하면서도 빗방울에 젖은 토끼풀에서 네잎 크로바를 잘 찾아내는 안식구입니다.
비오는 주일날에 행운의 4잎 크로바보다는 3개짜리 행복의 크로바가 더 많음에도 그 흔한 행복을 알아보지 못함이 불행이라나요.
내 눈에는 토끼풀잎 위에 맺힌 작은 빗방울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이 토끼풀 꽃에도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것을 알아채는 것도 기분이 좋아지는 한 방법일겁니다.
영흥도를 향하였으면서도 인적 드문 곳을 찾다보니 바다에 이르는 막다른 도로에까지 오기도 합니다.
칼국수 한그릇에도 만족하며 해변도로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어쩌다보니 도로위를 지나는 풀게를 보고는 해변에서 풀게를 잡아 손주에게 갖다주자는 말에 차를 세웁니다.
돌 하나를 들쳐내어도 엄지손톱만한 풀게들이 대여섯마리씩이나 들어있어서 아직 이곳은 사람 손이 덜 탔음을 느낍니다.
썰물이기에 차량도 중간에 세워놓고 풀게들을 잡으며 웃음으로 가득찬 가족팀도 봅니다.
외손주들 메임에서 놓였으면서도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섬 안으로는 들어가질 못합니다만...
이곳이 영흥도 안쪽의 측도임을 안내지도를 보고서야 깨닫습니다.
자연속의 귀한 생명을 함부로 잡아낸 인간의 포악성이냐, 아니면 만물을 다스리라 말씀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가지게 된 인간의 권한이냐를 따지기보다는...
단순히 외손주가 게를 워낙 좋아하여 해저탐험 장난감에 그림책도 보고 관심을 가지기에 몇마리 잡은 것 뿐입니다.
이제는 암게와 숫게를 구분하고 암게는 알을 낳는다는 것도 아는 5살입니다.
다섯살 외손주에겐 바닷가에서 잡은 풀게로 돈한푼 안들었지만...
7살인 큰애한테는 달전망대에서 구입한 인형과 장난감으로 인하여 퍼런 돈이 내 주머니에서 나갔습니다만.
빚만 안진다면야 뭔들 못사주겠습니까.
비오는 주일날에 측도라는 곳도 들어가보지는 못하였지만 다시 여건이 되면 돌아보자는 의견도 나눕니다.
차 안에서 행방불명되었던 풀게 한마리가 익일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문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도망치는게 빠릿빠릿하여 살려주려고 커피통에 넣었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시들해지며 죽습니다.
귀중한 생명을 해한 내 자신이 죄인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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