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저물고 있다는건 오늘 입동만이 아니더라도,
주일 아침에 집앞 가로수 잎들이 바람없이도 우수수 떨어지는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서울대공원까지 차량으로 10분거리랍니다. 오후에는 대공원의 안내 지도를 7살, 5살 아이들이 살펴봅니다.
7살은 이제 한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간판을 읽습니다만, 5살은 그림으로 봅니다.
길을 다니는 것도 여느 아이들 못지않게 장난을 치며 다닙니다만 지켜보기만 해도 될 나이입니다.
가만 있는 낙엽더미를 헤치고 부러진 나뭇가지를 흔들고 다닙니다만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지요.
위협감이 있어서도 안됩니다.
물론, 귀갓길 늦은 시각 컴컴해져서 집에 다 와서야 5살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긴옷을 입었는데도 팔굼치 2.5cm크기의 찰상을 입었습니다. 집에 와서 옷을 벗고 상처를 직접 보고서야 아프다네요.
실내 곤충관은 코로나 사태로 폐쇄되었고 오늘은 코끼리와 사막 여우를 볼 계획으로 왔습니다.
지나는 길에 영양과 하마, 여러 동물도 보지요.
빨강, 노랑, 갈색 단풍은 보았지만 초록이파리는 있어도 파란 단풍은 보질 못했습니다.
개울가로 내려가서 장난을 치다가...
흐르는 물속에 물고기를 발견했단 말에 옆을 지나던 다른 친구도 같이 보네요.
코끼리 200kgs짜리 통나무 헬스머신을 설치하기 위해 크레인도 동원되었다는데 정작 코끼리는 300kgs도 든다네요.
까치에게도 장난을 겁니다만 잡지는 못하는 줄 잘 압니다.
지나며 가만 두는건 없습니다. 가만 있으면 아픈게지요.
보려했던 사막여우는 야행성인지라 어둑해지니 여우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5시면 대공원도 마감됩니다만 입동에 일찍 날이 저물며 볼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합니다.
저녁밥을 먹기 위해 귀갓길 차량안에서 졸린 눈을 비벼가며 금방 집에 도착하였으나 차에서 내려서 컴컴해진 상태에서 돌부린지, 나무뿌린지 걸려서 넘어지는걸 보고도 집안에 도착하고 옷을 벗고나서야 커다란 찰상을 보고 아프다 하니 약통을 급히 찾을 밖에요. 과산화수소, 옥도정기, 그리고 가루약에 방수용 커다란 사각밴드를 바르고, 또 한바탕 울고 나서야 흘린 땀을 씻습니다. 5살인데 상처를 보고는 안울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가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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