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곳저곳

220413 횡설수설 3(서삼릉 少考)

농협 젖소개량사업소 앞을 지나는 길입니다.

물론, 젖소개량사업소는 일반인 출입금지이지만 유사시 차량소독을 위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편의 서삼릉과 원당종마목장의 입구는 이웃해 있습니다.

좌편은 젖소개량사업소이지요.

원당종마목장은 항상 휴무입니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정문을 지키며 경비하는 냥반이 말하네요.

서삼릉 입구에서 먼저 희릉으로 향합니다.

희릉은 조선시대 중종의 두번째 왕비 장경왕후 윤씨의 능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515년 인종을 낳고 산후병으로 2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네요.

비올 듯 우중충한 날씨에 홍살문 옆 개미집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 8살 외손주가 6년전 즈음인가 아장거릴 때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만 당시엔 전체를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하면서도, 전체 공개부지의 크기가 서오릉에 비하여 1/2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예릉입니다.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의 능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철종 역시 1863년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으며 대한제국 선포후 1908년에 황제로 추존되었다네요.

능 앞의 정자각에서 제를 올린다지요.

예릉은 국조상례보편의 예를 따라 조성된 마지막 조선왕릉의 형태라고 설명합니다.

릉 주변엔 대부분 소나무들입니다만 한쪽 건물엔 개나리와 진달래, 여러 꽃나무들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지금현재 능을 관리하는 사무소랍니다.

다시 효창원과 의령원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비석 앞뒤로 비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왼편이 정조와 의빈 성씨의 맏아들 문효세자가 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효창원이라 부르고...

 

우편이 의령원이라 부르는데 사도세자인 장조의황제와 헌경의황후(혜경궁) 홍씨의 아들로서 왕세손으로 책봉되었으나 3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왕세자와 왕세손으로 책봉되었으나 3세, 5세의 나이에 세상을 뜬 내용 또한 눈물어린 사연이 있겠지요.

蛇足을 덧붙입니다만 말이 옆길로 셉니다.

 

사도세자의 묘인 융릉이 화성에 있는데 지난 토요일에 8살 외손주가 다녀왔답니다.

말인즉슨 사도세자인 장조와 헌경왕후의 융릉, 그 아들인 정조와 효의황후의 묘인 건릉도 함께 화성에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영조의 맏아들이 10세에 죽고 그후 7년만에 둘째가 태어나자 곧 세자로 봉하고 10살에 혜경궁 홍씨와 혼인하고 15세부터 부왕을 대신해 정무를 맡았는데 아버지 영조와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의견 대립과 갈등으로 결국 자결을 명했다지요.

 

끝내 자결하지 않으니 27세에 뒤주에 갇혀 8일만에 죽었는데 죽은 뒤 바로 아비(영조)로서의 의와 세손(정조)의 마음에 애도의 뜻을 담아 "사도"라는 시호가 내려졌는데 그 의미가 '세자를 생각하며 추도한다'는 뜻이랍니다. 이후 그의 아들 정조가 즉위하여 장조와 헌경왕후로 추존되었답니다.

 

따라서 또다른 아들이 아버지 사도세자였던 장조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인 헌경왕후의 융릉을 화성에 따로 두고 3세의 어린 나이에 서삼릉에 묻힌 셈이 됩니다만 역사 드라마들이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데 서삼릉 뒷편으로는 인종과 인성왕후의 효릉, 그 우편에 소현세자의 소경원, 좌편에는 폐비 윤씨 회묘와 후궁묘, 왕자공주묘, 태실 등이 있답니다.

 

능역부분만 문화제청 소유의 토지로서 관계기관의 협조없이는 관람로를 연결할 수 없어서 상시적 공개가 어렵지만 협의중이랍니다.

 

그러고보니 희릉, 예릉, 효릉 중에서 효릉이 비공개지역이지요.

릉마다 제향 날짜가 3월, 5월, 9월에 따로 있어 제를 올리고 있다는 게시물도 봅니다.

원당종마목장도 대문은 열어놓은 상태이지만 입장불가한 이유를 물으니 "코로나" 이 한마디로만 대답하네요.

 

차라리 문이나 열어놓지 말아야지. 마사회 소속이라지요.

안내문을 써붙이든가 공무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으면서 자리를 지키고 시간만 떼우고 있는게 참 얄미워 보입니다. 

제 능력으로 땅을 파며 섭생하는 두더지가 차라리 그이보다도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오가며 흐트러진 벚꽃잎이 바람에 따라 날리는걸 보며 이 봄도 지나는걸 지켜봅니다.

개나리 지는 곳이 있고 라일락 피기 시작한 곳도 봅니다만...

귀갓길 늙은 말 한마리 구경하는걸로 종마목장을 대신합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곳곳마다 민들레 꽃은 오무리고 있습니다.

조팝나무인지 미팝나무인지는 꽃잎속의 꽃대 모양으로 알 수 있다지요.

사람 사는건 다 똑같은데 무얼 하느냐에 따라 신분 차별이 눈에 보입니다.

 

3살, 5살에 죽어서도 왕세자손으로서의 예우를 받는데... 태어나기도 잘 태어나야겠지요.

그러고보니 내 자신도 신라시대 왕족인데 시대를 잘못 타고 났습니다.

시커먼 먼지 구덩이에서 목숨과 건강을 담보하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과 공기 좋은 곳에서 늙은 나이에도 자리 보전하고 놀며 돈버는 분들의 차이는 분명 있습니다만.

 

정부에서는 그 직종에 따른 임금차별을 강제성없이 규정하고서도 최저임금으로 또 일괄 강제로 적용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주어진 처지에서 최선을 다한다지만 그 격차가 너무나 크기에 드는 생각입니다.

 

하면서도, 파지나 고철을 주워 생활하는 분들로 인하여 환경이 정화된다는 것도 배웁니다만.

폐지줍는 노인에게 GPS를 달고 그 실태를 추적 조사한 KBS 안동방송국의 박진영 기자가 뇌리에 떠오릅니다.

'이곳저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420 오후 그라운드  (0) 2022.04.20
220419 횡설수설 5(연서로에서)  (0) 2022.04.19
220411 곤지암에서 2  (0) 2022.04.12
220411 곤지암에서의 아침  (0) 2022.04.11
220410 곤지암에서  (0) 202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