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등반길에 얼마 안있어 우편에 의상대 오르는 길이 나오지만...
오늘은 포장된 등반길을 택하였기에 우측의 용암사도 스쳐 지납니다.
대서문이 반가운 모습입니다.
덩굴나무에서 보라꽃 무리들이 늘어진 모습도 보입니다.
북한산은 언제 보아도 새로운 길입니다.
대서문을 지난 후에 얼마 안있어 나타나는 무량사입니다.
오른편의 아미타사 입구도 스쳐 지납니다.
계곡을 따라 오른 어르신 분들의 뒤를 따르니 북한동 넓은 광장이 나오네요.
한때 계곡을 접하며 '북한동마을'이 형성되었는데 마을을 정비하고 자연친화적 복원을 하였다는 안내판도 보입니다.
역사관이라는 곳은 지금은 봉사자들의 쉼터로 닫혀있는 상태입니다.
계속 지나며 보이는 것이 여러 사찰들의 안내판입니다.
내 심리상... 내 있는 곳에서 가까운 사찰을 찾게 되네요.
'보리사'입니다.
보리사 뒤를 돌아 상운사로 오르는 길입니다. 원효봉도 오를 수 있는 길이라네요.
입구 계곡에서 올라왔던 어르신들 여럿이 어딜 다녀왔는지 다시 이곳에서 또 나를 앞섭니다.
아마도, 북한동 마을 광장에서 오랫동안 쉬지 않았나 짐작합니다만 내 자신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움직입니다.
그래도 항상 뒤쳐지는 상태입니다.
동네 마실나온 듯 천천히 둘러보며 걷는게 나름 무리가 없고 기분은 좋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안내판을 봅니다만 원효봉과 원효암이 다릅니다.
지난 4/27자 올랐던 원효봉이라는게 원효암이었고 그 옆이 원효봉임을 오늘에야 확인합니다.
원효봉으로 오르는 분들이 상당합니다만 연이어 등반하는 분들이 모두 나를 스쳐지납니다.
넓적바위에 앉아 맑은 공기를 탐하는 사이에도 많은 분들이 오르고 있음을 봅니다.
상운사로 오르는 레일을 봅니다만, 무거운 짐을 오르내리기 위함이겠지요.
원효봉보다는 상운사 사찰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이곳은 약사여래부처를 모셔서 대구 팔공산 갓바위, 경주 백률사와 함께 기돗발을 잘 받는 곳이라고 하네요.
커다란 종도 보이는데 이곳에서 사람은 보이지 않고 6마리 강아지들을 만났습니다.
불교 사찰을 즐겨 돌아보면서도 내 자신이 개신교도라는 주체성은 잊지 못한 탓인지는 몰라도,
기돗발 잘 듣는 곳에서 미쳐 소원빌 생각은 전혀 못했습니다.
귀가후에야 오늘 산을 오르내리며 순서대로 찍은 영상들을 모아보았습니다만...
첫 화면이 송화가루가 바람결에 자욱히 날리는 장면입니다.
천천히 올랐으니 천천히 내려가며 귀가해야지요.
수송 레일도 함께 하산하는 듯 보입니다.
하산길에 엊그제 배웠던 '털두꺼비하늘소'도 만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진 못했습니다만, 시흥계곡과 북한산계곡의 하늘소 모양이 동일합니다.
스쳐지나는 인연이란걸 불교 용어로도 생각나는 시간입니다.
내 자신이 얼마나 지체했는지는 몰라도 나를 스치며 올랐던 어르신들 여럿이 다시 또 나를 스쳐 하산합니다.
그 사이에 원효봉을 올랐을리는 만무한데...
목적지가 어디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북한산이 이리도 넓은걸 새삼 깨닫습니다.
하산 도중에 만난 다람쥐가 나를 다시 돌아보네요.
나도 함께 봅니다만 위협적으로 보진 않았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눈빛을 미물인 짐승도 읽어냅니다.
이 아이도 내가 궁금한지 나를 한참 봅니다만....
내 스스로 착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이 와중에 나를 본 사진기사 냥반이 나를 두고 무섭다는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험악한 세월을 산 탓이리라 생각하고, 착하게 보이려고 다시금 나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원효암과 원효봉 구분도 못하고 원효암을 오르고는 원효봉을 올랐다 하였으니 내가 반드시 옳은게 아닙니다.
큰 암반을 받치는 작은 돌멩이쌓은 곳 옆에 나무 막대기를 끼워넣은 것도 봅니다.
누군가 장난끼로 끼워넣은 나무 막대기라지만....
암반을 받치고 있는듯 보이는게 감당못할 세상 짐을 나 홀로 진 듯 보입니다.
내 삶이 그러한 삶을 살아온 마른 막대기같아 보입니다.
하산길에 중학생 또래의 Seoul Foreign School 학생들도 나를 스쳐 지납니다만 피해 주었더니 Thank you라 말하네요.
이들 중 한동안 뒤쳐져 한참 서로 간격을 두고 따라가려고 뛰어내려가는 아이들도 보입니다만 북한동 마을 광장에서 모두 모이네요.
젊은 시절이 좋아 보입니다.
얼마 안있어 손주들도 저렇게 크겠지요.
내 자신도 이번엔 계곡길로 하산합니다. 안식구와 함께 올랐던 길이지만 하산길로는 처음입니다.
북한동 마을 집터도 보입니다.
맑은 소(沼)의 물고기들도 곳곳마다 보이는데 송사리가 아니라 버들치랍니다.
지금껏 버들치를 송사리라 불렀네요.
계곡마다 보이는 맑은 소(沼)에서 노는 물고기들이 신선해 보입니다.
휘감아 고인 물에는 이끼들이 보이고 고이면 썩는다는걸 다시금 눈으로 목격합니다.
수선화도 졌고 할미꽃은 백발만 남은걸 보았는데 이곳에서도 황매화 꽃은 다 시들하고 아카시아 꽃이 한창 피어나네요.
계곡 사이에 복원하는 사찰이 서암사(西巖寺)입니다.
마침, 00사단 북한산부대 입구에서도 사찰 건물을 신축하느라 한창 공사중인걸 오가며 보았습니다.
북한산성 돌성곽을 쌓으면서도 계곡에는 수문을 설치했다는 안내판도 봅니다.
안식구와 오를 때는 무심했던게 나홀로 하산길에는 뚜렷이 보입니다.
수문 설치도 당시 전문가가 있었답니다.
원효봉과 원효암 구분도 오늘에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만.
내 사는게 내 스스로 가장 옳다 할지라도 내 가족 내 이웃이 보기에는 그렇지 못함을 또다시 깨닫습니다.
지금껏 나홀로 옳다고 살아온 착각을 오늘 이 산에서도 발견합니다.
다시 백화사까지 거꾸로 돌아봅니다만, 처음 돌아가기에 초행길인듯 모든게 새롭습니다.
직진하면 사유지여서 왼편으로 꺾습니다만 팻말을 보지 않으면 착각하기 쉽습니다.
길 가운데 떨어진 거위벌레 요람이 눈에 띄는게 사람 발에 밟힐 듯 싶기에 줏어 옮겼습니다.
눈앞에 백화사가 보입니다.
벌써 집에 도착한 듯 오늘은 평안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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